한 총리, '여야정 실무 협의체' 구성 제안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접견하고, 인사말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기업 법인세는 왜 깎아주느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려운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1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를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인하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두 사람은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여야정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협치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주요 국정과제와 예산을 두고선 뚜렷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압도적인 당원의 지지를 받아서 대표가 되신 것을 축하드리고 정부로서도 최대한 민주당과 협치와 협력을 통해 국정을 운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이뤄지는 만큼 169석의 거대 야당의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한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도 맸다.
이 대표는 "정치는 국민을 대리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부가 행사하는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권한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 결코 불공정이나 불균형이 있어선 안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 다수당으로서 당연히 정부 국정에 대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또 야당 본연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견제가 필요한 것은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공통으로 약속한 사항을 함께 추진하는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 총리는 "총리와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이 함께 정치 운영에 참여할 여야정 협의체라든가 이런 걸 장기적으로 만나고 이제는 실무협의체까지 만들어 상설적으로 움직여보자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도 있으니 공통 공약을 정부와 함께 잘해나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639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문제 제기를 하면서는 찬바람이 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예산이 부족하면 재정을 늘릴 생각을 하는 게 상식적인데, 급하지도 않은 3,000억 원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초대기업의 세금은 왜 깎아준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세계가 다 법인세를 낮추는 쪽으로 가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법인세 전체 평균이 21% 정도 되는데 우리는 법인세가 25% 정도여서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서민 임대주택, 노인 예산을 줄여야 할 만큼 급한 일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가계부채 이자율도 올라서 극단적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분이 많다"며 "국가 재정입장에서 굳이 안 깎아도 될 세금을 깎아주면서 누군가를 방치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저희 의도와 생각은 어려운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하고 있다"며 "한번 지켜봐 주시고 그렇게 가지 않으면 많은 질책을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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