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작품을 전시하게 돼 무한한 영광입니다. 무엇보다 장애인 작가들을 위해서 먼저 오프닝(개막식)을 열어서 좋습니다. ‘장애인이 예술을 한다면 얼마나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비장애인이 많은데 실제로 와서 전시를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작품 속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정희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자수장 궁수 보유자
대통령실의 기자회견이 열리던 청와대 춘추관이 장애인 예술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2022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페스티벌 특별전’이 8월 31일부터 9월 19일까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열린다. 춘추관에서 열리는 첫 특별전인 이번 전시에는 발달장애부터 지체장애, 청각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진 작가 50명의 작품 59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작가는 신진부터 중견까지 폭넓게 선정됐다. 작품들은 한국화와 서양화, 서예, 문인화,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출품됐다. 가장 젊은 참가자는 여우 그림으로 이름이 알려진 정성원(21) 작가로 수영장에서 여유를 즐기는 여우를 그린 '풀사이드 파티(Poolside Party)'를 선보였다.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 걸렸던 김현우 작가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도 전시 기간 춘추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했던 정은혜 작가의 작품도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첫날 개막식에 앞서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작가와 가족들은 저마다 작품을 설명하면서 청와대에서 국민과 만나는 기회를 얻게 돼 뜻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극락조화’를 출품한 심승보(27) 작가는 “식물원에서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하면서 열대 식물에 대해 많이 알게 됐는데 이렇게 전시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피란민이 살던 지역인 ‘산만디’를 소재로 색면 추상 작품을 출품한 임이정(25) 작가의 어머니 안명희(51)씨는 “연륜이 있는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하게 돼 기쁘다”며 “청와대라는 공간 자체가 영감을 준다”고 밝혔다.
출품작들은 주제와 표현도 다양했다.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방두영(75) 작가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거대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내면에 자리한 불안과 소외감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그는 “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고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더 많은 정부의 지원이 있기를 바라고,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서 꿈과 희망이 있는 행복한 삶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청와대 시설을 보존하는 한편, 모든 유형의 장애인이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 시설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음성 안내 장비와 점자 도록을 비치했고 청각장애인을 위해선 수어 통역과 필담 안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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