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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트로이카’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사망…향년 9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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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트로이카’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사망…향년 91세

입력
2022.08.31 06:27
수정
2022.08.3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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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1990년 6월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연설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1990년 6월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연설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동·서 냉전구도를 붕괴시킨 현대사의 주역, 미하일 고르바초프(91) 전 소련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사망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러시아 현지 언론을 인용,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사망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소비에트 연방(구소련) 스타브로폴 지방의 프리블례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고르바초프는 1952년 공산당에 입당, 학교 내 콤소몰(공산주의청년동맹) 조직원으로 활약하다 1968년 지구당 제1서기, 1971년 소련공산당 중앙위원이 됐다.

1985년 3월 체르넨코가 사망하면서 소비에트 연방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돼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재편)의 양대 정책으로 소련의 개혁과 민주화를 이끌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동서독 통일을 사실상 용인해 서방에서 냉전 해체의 주역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1990년 3월 소련 최초의 대통령에 선출된 그는 그해 6월 미수교 상태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사상 첫 한·소 정상회담을 가지며 한국 북방외교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한·소 수교의 물꼬를 텄다. 이 해에 미국과 군축협정을 체결해 평화 정착에 앞장선 공로로 노벨 평화상도 받았다.

그러나 개방 후 날로 악화하는 경제난 속에 군부의 쿠데타 시도 등으로 정국 혼란을 겪었다. 1991년 7월 마르크스-레닌주의 및 계급투쟁 포기의 소련공산당 새 강령을 마련, 그해 8월 보수강경파에 의한 쿠데타를 유발시켜 한때 실각했다가 쿠데타 실패로 3일만에 복권한 뒤 공산당을 해체, 소련의 70년 공산 통치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보리스 옐친 등의 주도로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고 독립국연합이 탄생하자 1991년 12월 25일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후 고르바초프 재단을 설립해 활동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모스크바 외곽의 전원주택인 다차(dacha)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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