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재벌 아다니, 재산 185조
아시아인 첫 세계 3위 부자 등극
가우탐 아다니 인도 아다니그룹 회장이 2014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아메다바드=로이터 연합뉴스
인도 인프라 기업 아다니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전 세계 부호 순위 ‘톱3’에 들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 밖에서는 이름조차 듣기 어려웠지만, 원자재 가격과 회사 주가 급등에 힘입어 아시아인 최초로 글로벌 3대 갑부로 자리매김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다니 회장은 순자산 1,374억 달러(약 184조5,000억 원)로 세계 부자 순위 3위에 올랐다.
‘인프라 갑부’로 불리는 그의 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609억 달러(약 81조8,000억 원) 불어났다. 세계 부호 서열 10위 가운데 연초 대비 자산이 늘어난 인물은 아다니 회장이 유일하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절반적으로 줄었지만, 아다니 회장 재산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도 정부 개발 정책 관련 호재로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꾸준히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선 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 3위였던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마저 제쳤다. 그의 앞에는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밖에 없다는 의미다.
아다니 회장은 다이아몬드 거래상으로 사업을 시작해 1988년 아다니그룹을 세우면서 인도를 대표하는 거상(巨商)으로 도약했다. 현재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으로 꼽힌다. 아다니그룹은 항만·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을 필두로 석탄·가스 등 자원개발, 유통과 전력 사업도 벌이고 있다. 그룹이 운영하는 각 공항의 이용객 수는 인도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생산 관련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시장 선점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아다니 회장은 2030년까지 700억 달러(약 91조 원)를 투자해 그룹을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업체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아다니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하면서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채권 리서치 회사 크레디트사이츠는 그룹이 기업들을 무더기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로 부채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부채 비율이 과도하게 높다”고 평가했다. 최악의 경우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그룹의 지배 구조가 불투명하고 그룹 소속 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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