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재안, 165일 동안 4단계 걸쳐 핵 합의 복원
미신고 핵물질 조사 거부 시 협상 지속 불투명
미국과 이란이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복원에 근접했지만 넘어야 할 막판 변수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역에서 발견된 미신고 핵물질에 대한 처리가 대표적이다.
이란이 지속해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나서고 있는 것도 협상 타결에 걸림돌이다. 핵 합의 복원이 자칫 이란의 핵무기 제조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핵 합의 복원 전망 쏟아져...이란 내달 2일 입장 낼 듯
29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이란이 미국 정부에서 받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달 2일 이후에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이달 초 유럽연합(EU)에서 받은 중재안에 대한 답변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피드백을 지난 24일 이란에 보냈다. 앞서 지난 23일 이란이 혁명수비대(IRGC)에 대한 미국의 테러단체 지정 해제 등 핵심 요구사항을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EU가 내놓은 중재안에는 양측 간 협상이 타결되면 165일 동안 4단계에 걸쳐 핵 합의를 복원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단계는 미국 은행의 이란 자금 동결을 해제하는 동시에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2단계에선 미국이 핵 합의 복원을 위한 의회 승인 절차를 받는 조치에 들어간다. △3단계는 미 의회에서 승인이 이뤄지면 미 국무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 핵 합의 복원을 통보한 뒤, △4단계에선 남은 대이란 제재를 모두 해제하고 이란은 우라늄 농축시설을 폐쇄하게 된다.
미신고 핵물질 조사 등 걸림돌 여전...미국, 고민 중
다만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 전역에서 발견된 인공 우라늄에 대한 처리 방침이다. 미신고 장소는 이란의 투르쿠자바드와 마리반, 바라민 등으로 이스라엘이 과거 이란의 비밀 핵 개발 장소로 지목한 곳이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 29일 취임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미신고 지역에서 발견된 인공 우라늄 입자에 대한 조사를 중단해야만 핵 협정 복원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자지라방송은 “이란이 조사를 끝까지 거부하면 미국은 핵 합의 협상을 지속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이란이 미국과 핵 합의 협상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 연료농축공장(FEP)에 설치된 IR-6 원심분리기에서 순도 60%의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 IR-6는 원심분리기 중 가장 진보된 모델로 초기모델인 IR-1보다 농축 속도가 20배나 빠르다. 2015년 이뤄진 미-이란 간 핵 합의에선 IR-1의 농축만 허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은 IR-6를 최근 다른 핵 시설에도 설치해 가동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런 행동들은 핵 합의에 나선 이란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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