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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재개...'공사 강행' vs '실력 저지' 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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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재개...'공사 강행' vs '실력 저지' 갈등 최고조

입력
2022.08.30 19: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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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공사 1년 6개월 만에 재개
무슬림 건축주 "법원도 건축 인정" 자재 반입
주민 "주택가 한복판 사원은 비상식" 반대 시위

한 무슬림이 30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에서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집회에 나선 주민들의 앞을 지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한 무슬림이 30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에서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집회에 나선 주민들의 앞을 지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가 1년 6개월여 만에 재개되면서 건축주와 인근 주민들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사원 건축주는 "법원도 '사원 공사중지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다"며 공사를 재개했고, 주민들은 "이슬람사원이 주택가 한가운데 들어서는 것은 비상식"이라며 공사 저지를 위한 실력행사에 나섰다.

30일 오전 7시 50분쯤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 앞 골목길. 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주민 10여 명이 '대현동 주민의 살 권리와 행복을 빼앗고 있는 이슬람사원 건축을 결사반대한다'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주택가에 모스크가 웬 말이냐", "협의도 없는 게 평화의 종교냐"라고 외치고 있었다.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싸고 주민과 무슬림이 30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 모여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싸고 주민과 무슬림이 30일 오전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 모여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10분 후인 오전 8시쯤 덤프트럭이 사원서 50m쯤 떨어진 골목길 삼거리에 모래 2.5톤을 쏟았다. 건축 인부 2명이 손수레에 모래를 싣고 사원으로 향하는 순간 주민들이 막아서면서 마찰이 시작됐다. 주민들은 경찰의 저지에도 "기본생활권을 침해받고 있다", "당신네 부모 집이라도 이러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주택가는 아수라장이 됐다.

70대 주민 2명은 모래 위에 누워 "날 잡아가라", "내가 죽어야 끝나지"라며 격렬히 항의했고,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라고 세 차례 경고방송을 한 후 이들을 연행했다.

이슬람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주민이 30일 오전 9시 30분쯤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 모래 위에서 항의를 하던 중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이슬람사원 건축에 반대하는 주민이 30일 오전 9시 30분쯤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인근 모래 위에서 항의를 하던 중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대구 북구와 건축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이슬람사원 공정률은 60%가 넘었다. 연말까지 건물 완공이 가능하지만 주민 반대로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 이날 건축현장에서 주민들을 피해 모래를 나르던 한 무슬림은 "우리는 예배할 공간을 짓는 것뿐"이라며 "법원 판결도 났는데 주민들이 이토록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에 나선 작업 인부가 30일 오후 1시쯤 대구 북구 대현동 건축 현장으로 모래를 옮기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에 나선 작업 인부가 30일 오후 1시쯤 대구 북구 대현동 건축 현장으로 모래를 옮기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하지만 주민들은 이슬람 사원 건립에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 주민은 "주택가 한복판 골목 깊숙한 곳에 이슬람사원을 지으면 수백 명에 이르는 무슬림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오가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주민들과 협의도 없이 법적 대응만 이어왔다는 것은 상생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2일 북구가 마련한 중재회의서도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건축주는 이날 주택가에 이슬람사원을 짓는 대안으로 "경북대 인근에 민원이 없고, 현 사원과 동일한 면적에 돔 형태의 사원을 지을 수 있다면 이전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구 관계자는 "건축주의 대안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주민들은 사원 이전만 요구하고 있어 중재가 쉽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는 2년 전인 2020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슬림인 7명의 공동 건축주는 주택가에 지상 2층, 연면적 245.14㎡ 규모의 이슬람사원 건설 허가를 받은 뒤 같은해 12월 착공에 들어갔다. 사원은 지난해 3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주택과 다른 형태의 골조를 본 주민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며 반발했고, 북구는 같은 해 2월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건축주는 지난해 7월 행정소송을 제기해 1, 2심 모두 승소했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 5월 대법원에 상고했고, 건축주는 지난 22일 공사를 재개했다. 한 대구 시민은 "합법이라도 이슬람사원 근처에 돼지고기를 파는 집이 들어서면 안 되는 것처럼 종교 문제는 신중하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 대구= 류수현 기자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 현장. 대구= 류수현 기자


대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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