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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때 '전국노래자랑' 탈락했는데... 김신영의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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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때 '전국노래자랑' 탈락했는데... 김신영의 인생역전

입력
2022.08.30 11:48
수정
2022.08.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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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 "하늘에 계신 할머니 뿌듯해하실 것"
'전국노래자랑' 최초 여성 단독 MC
"한예리 울면서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방송인 김신영이 30일 "'전국노래자랑'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10월부터 진행을 맡는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송해 후임 MC다. KBS 유튜브 캡처

방송인 김신영이 30일 "'전국노래자랑'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10월부터 진행을 맡는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송해 후임 MC다. KBS 유튜브 캡처

1989년 KBS1 '전국노래자랑' 예심에 나갔다가 똑 떨어졌다. 소녀는 낙심했다. 오빠는 물론 아버지까지 동원해 개다리춤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정작 예선에서 '아버지 약주'에 발목이 잡혔다. "아버지가 약주를 좀 하셔서 '숭구리당당춤'을 추기로 했는데 갑자기 덤블링을 하셨어요. 그 뒤 노래를 부르는데 호흡이 부족해서 '땡'을 받았죠". 소녀의 나이는 여섯 살이었다.

그로부터 33년 뒤, '전국노래자랑' 예심에서 탈락하고 TV 전파도 타지 못한 소녀가 자라 프로그램의 주인이 됐다. 인생 역전의 주인공은 김신영(39). "그런 무대에서 제가 시작과 끝을 맺는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30일 온라인으로 만난 김신영이 웃으며 말했다.

'전국노래자랑' 최초 단독 여성 MC로 발탁된 김신영. KBS 제공

'전국노래자랑' 최초 단독 여성 MC로 발탁된 김신영. KBS 제공

김신영은 10월 16일부터 '전국노래자랑'을 이끈다. 1980년 문을 연 '전국노래자랑'에서 여성이 단독 MC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 김신영은 "경주 김씨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배우) 한예리씨랑 어제 통화를 했는데 울더라고요. '언니, 너무 영광스러워 눈물 나'라면서요."

2003년 SBS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신영은 10여 년 동안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진행을 이어오고 있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다양한 세대와 격의 없이 소통해 '전국노래자랑' MC에 제격이라는 게 방송가의 평가다. 김신영은 트로트 가수 다비 이모를 비롯해 그룹 셀럽파이브로도 활동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람에 접근하는 데 문턱이 낮잖아요. 동요대회 행사도 해 아이들과 눈높이도 맞고요. 편안한 손녀, 동생, 이모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 '전국노래자랑' MC로 선정된 것 같아요."

트로트 가수 다비 이모. 방송인 김신영의 부캐릭터다. 미디어랩시소 제공

트로트 가수 다비 이모. 방송인 김신영의 부캐릭터다. 미디어랩시소 제공

'83년생' 김신영도 '전국노래자랑'을 보고 자랐다. 그는 "리모컨이 아니라 TV 채널을 돌려보던 시대에 주말 아침에 누워 있으면 '딴따라 딴따' 하는 음악이 들려왔다"며 "할머니가 생전에 '넌 아직 인기 연예인이 아니야. '전국노래자랑'에 안 나가서'라고 하셨는데 하늘에 계신 할머니가 정말 뿌듯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셀럽파이브 멤버로 활동 중인 김신영(왼쪽 첫 번째). 뉴스1

그룹 셀럽파이브 멤버로 활동 중인 김신영(왼쪽 첫 번째). 뉴스1

'전국노래자랑'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서민의 삶을 깊숙이 횡단했다. 그런 프로그램에서 MC는 '탈권위의 상징'이었다.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은 시청자분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란 송해 선생님의 말씀"을 새겨 프로그램에 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제가 웃기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무대에 선 분들의 호흡에 따라가려고요. 전국 팔도에 계신 많은 분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서 늘 섬기는 마음으로요. 여러분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할 겁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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