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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화보 논란에... 문화재청, 구찌 경복궁 패션쇼 취소

입력
2022.08.29 10:54
수정
2022.08.29 11:07
0 0

구찌, 11월 근정전에서 패션쇼 계획했지만
문화재청 "경복궁 알릴 기회...최근 여론 감안해 취소"

경복궁 야간 풍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복궁 야간 풍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청와대 패션 화보 촬영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프랑스 명품 브랜드 구찌와 문화재청이 당초 계획했던 경복궁 패션쇼를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과 구찌코리아 측은 오는 11월 1일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구찌 코스모고니 패션쇼 인(in) 서울 경복궁' 행사를 열기로 했다가 최근 취소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와대 관련) 화보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심의를 받아 행사를 준비 중이었다"며 "여러 효과가 기대되지만 화보 관련 부정적인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현 상황에서는 진행이 쉽지 않아 구찌코리아와 협의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모고니'는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지난 5월 이탈리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카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몬테 성)에서 선보인 새 컬렉션이다. '우주기원론'이란 뜻처럼 별자리에 담긴 신화 이야기 등을 모티프로 한다.

구찌 측은 경복궁의 역사적 의미에 주목해 관련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공개된 문화재위원회 궁능분과위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구찌 측은 '세계적 수준의 천문학이 연구됐던 경복궁의 역사적 가치, 그리고 천문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쇼의 주제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겠다'며 장소 사용을 신청했다. 행사에는 연예인, 외교 및 주요 재계 인사, 오피니언 리더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보그코리아의 화보 '청와대 그리고 패션'을 소개한 보그코리아 인스타그램 캡처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보그코리아의 화보 '청와대 그리고 패션'을 소개한 보그코리아 인스타그램 캡처

이와 관련 문화재위원회는 '전문가 조언을 받아 경복궁의 역사문화유산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실히 고증을 받을 것', '공익적인 측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등 협업이 이뤄지도록 할 것' 등의 조건을 붙여 가결 결정을 내렸다.

구찌 측은 문화재 훼손을 막기 위해 근정전 앞마당을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하되 행각(궁궐 등의 정당 앞이나 좌우에 지은 줄행랑)을 모델이 걷는 무대로 활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최근 보그코리아의 청와대 한복 패션 화보 촬영으로 논란 이후 추가 ‘상업 행사’ 논란을 빚을 수 있어 구찌코리아와 논의 끝에 패션쇼를 취소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구찌코리아가 승인 조건을 맞추지 못한 건 아니다”라며 “기대되는 효과가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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