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진 사임' 교황 유해 있는 라퀼라 찾아
전임 베네딕토 16세도 물러나기 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자진 사임한 교황의 유해가 안치된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를 방문했다. 그가 스스로 물러난 전임 교황들을 "겸손하다"고 칭송하면서 다시 조기 사임설에 휩싸였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라퀼라를 방문해 첼레스티노 5세(1215~1296) 전 교황의 유해가 안치된 무덤을 방문했다.
교황은 무덤 앞에서 기도한 뒤 "사람들의 눈에는 겸손한 자들이 약하고 패배자로 비치지만, 실제로는 오직 그들만이 주님을 완전히 신뢰하고 그의 뜻을 알기 때문에 진정한 승리자"라고 말했다.
첼레스티노 5세는 1294년 즉위 5개월 만에 사임해 처음으로 살아있는 동안 퇴임한 교황이 됐다. 이후 지난 2013년 베네딕토 16세도 건강을 이유로 교황 직무를 내려놓으며 뒤를 따랐다. 당시 베네딕토 16세도 사임 발표 4년 전 라퀼라를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에도 베네딕토 16세가 "용기 있고 겸손하다"며 칭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교황청이 지난 6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라퀼라 방문 계획을 발표하자, 교황이 곧 사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교황도 사임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말 조기 퇴임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당장은 생각해본 적 없다"면서도 "(사임의) 문이 열려있다"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5세의 고령인데다 최근 결장협착증 수술과 무릎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다. 지난 27일 추기경 20명을 대거 서임한 것도 사임설에 힘을 싣는다.
현재 교황 선출회의인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 132명 중 83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했다. 영국 가디언은 새 교황을 선출하려면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에 새 추기경을 추가로 임명해 후계 구도를 마련한 뒤 물러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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