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트렌비·머스트잇 형사고발 무혐의
트렌비 "후발주자의 노이즈마케팅" 비판
캐치패션 "피해 해외 플랫폼과 협력해 재고발"
발란의 해외 명품 상품정보 페이지와 해외 명품 플랫폼인 매치스패션의 상품정보 페이지 비교. 캐치패션을 운영하는 스마일벤처스는 발란이 매치스패션의 상품정보를 무단으로 복제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스마일벤처스 제공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신뢰성을 둘러싼 저작권 위반 공방이 2차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캐치패션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는 지난해 경쟁사인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허위광고 등으로 고발한 건이 불송치, 무혐의 처분을 받자 재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캐치패션의 운영사인 스마일벤처스는 입장문을 내고 "명품 플랫폼 3사가 해외 명품 플랫폼의 웹사이트에 무단 접근해 허가받지 않은 상품 정보와 이미지를 무단 복제하고 상품 판매에 활용하고 있다"며 "3사에 대한 증거 자료를 보완하는 대로 즉시 재고발 일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간의 공방은 지난해 8월 스마일벤처스가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을 ①저작권법위반죄 ②정보통신망침해죄 ③표시광고의 공정화에 대한 법률 위반죄 등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스마일벤처스는 이들 회사가 해외 명품 사이트에 무단 접근해 허가받지 않은 상품 정보를 무단 크롤링(검색 엔진 로봇을 이용한 자동데이터 수집 방법)해 정보를 복제하고 상품 판매에 썼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마일벤처스는 이들이 정식 계약을 하지 않은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와 '정식 파트너 관계', 또는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의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 등으로 허위 표시하면서 100% 정품을 파는 것처럼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내 명품 플랫폼들이 해외 플랫폼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가져다 쓰면 결국엔 가품을 파는 업자들도 마음놓고 해외 콘텐츠를 가져다 쓰는 환경을 만들어주게 돼 소비자들이 가품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스마일벤처스는 3사에 대한 경찰고발에 이어 지난해 9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같은 혐의로 제소까지 했다.
'불송치' 결정에 트렌비,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의 노이즈 마케팅"
캐치패션이 지난해 9월 진행한 광고의 한 장면. '당신의 명품을 의심하라'는 문구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가품 판매 의혹을 제기했다. 유튜브 캡처
하지만 최근 강남서는 해당 건에 대해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리며 3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트렌비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파트너사와 계약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이미지 크롤링, 저작권 역시 법적 근거 안에서 적법하게 활용했으며 허위광고를 통해 이득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트렌비는 캐치패션의 고발행위가 '후발주자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캐치패션이 지난해 TV광고 캠페인에서 '당신의 명품을 의심하라'는 문구를 앞세워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의 가품 판매 의혹을 제기하는 등 "소비자에게 명품 플랫폼 업계에 대한 위화감을 조성했다"고도 꼬집었다. 트렌비는 "근거 없는 형사고발을 통해 특정 기업을 저격하는 행위는 오히려 무고죄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캐치패션도 이틀 만에 반격에 나섰다. 이번엔 △마이테레사 △매치스패션 △파페치 △네타포르테 △육스 등 캐치패션이 공식 제휴를 맺은 5개 해외 명품 온라인 판매 채널과 협력해 추가 자료를 받아 재고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스마일벤처스 관계자는 "증거 불충분 결론이 나온 것은 시간 부족으로 해외 명품 플랫폼들이 3사로부터 입은 피해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불송치 결정 이후 해외 플랫폼들이 재고발에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캐치패션의 강경한 입장에 명품 플랫폼 간 공방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발란, 머스트잇 관계자는 "재고발 건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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