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손들어준 법원 "국민의힘 비상상황 아냐… 민주적 정당성도 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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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손들어준 법원 "국민의힘 비상상황 아냐… 민주적 정당성도 결여"

입력
2022.08.26 19:00
수정
2022.08.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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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지도체제 전환 위해 비상상황 만들어"
"당원 총의 반영 못해… 내부적 민주 질서 반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 황정수)는 26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기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오대근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예상을 깨고 사실상 완승했다. 법원은 지난 18일 출범한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가 당헌과 정당법에 위배된다며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 결정으로 주호영 비대위원장 체제가 출범한 지 열흘도 안돼 국민의힘은 대혼란에 빠졌다.

①"지도부 체제 전환 위해 비상상황 만들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황정수)는 26일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본안판결 전까지 정지했다. 재판부는 "전국위원회 의결 중 비상대책위원장 결의 부분은 무효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가처분 사건의 최대 쟁점은 비대위 출범을 비상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국민의힘은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 기능이 상실되는 등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둘 수 있다'고 당헌에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비상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일부 최고위원들이 대표와 최고위원회 등 지도체제를 전환하려고 비상상황을 만들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근거는 두 가지였다.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이 전 대표의 직무는 정지되자,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수행하는 등 '당대표 궐위' 상황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9명 중 4명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최고위원회가 기능을 상실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서도 "남은 최고위원들로도 위원회 운영이 가능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②"비대위 전국위 의결, 당원 총의 반영 안 돼"

국민의힘 패닉 만든 법원의 주요 쟁점에 대한 결정

재판부는 국민의힘이 당원 총의를 반영하지 않은 채 비대위 전국위원회 의결을 주도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지난 2일 최고위를 소집해 전국위 소집 안건을 통과시키자, 상임전국위는 5일 재적위원 54명 중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에 놓여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는 1만 명 이내로 구성되는 전당대회에 비해 정당성이 작다"며 "(이들의 의결로) 수십만 당원과 일반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 및 최고위원의 지위와 권한을 상실시키는 것은 정당의 민주적 내부질서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비대위 설치에 이 전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 등이 반대한 점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줬다.

③"국민의힘 비대위, 정당 자율성 범위 벗어나"

재판부는 특히 "(전국위원회) 의결이 정당 활동의 자율성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원은 특별한 절차적 하자가 없으면 정당 내부의 의사 결정을 존중해왔지만, 이번 의결은 정당민주주의 원칙과 민주적 내부질서에 반하기 때문에 당헌과 정당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은 그동안 정당과 단체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왔지만, 이는 민주적 타당성과 적법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7년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이 당을 상대로 제출한 당헌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2011년 한나라당 전국위원회 전국위원이 당을 상대로 낸 당헌 개정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도 법원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명백한 민주주의 절차 위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의 직무정지 효력이 즉시 발생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대위 출범 전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국민의힘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각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심문기일은 다음달 14일이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등법원에 즉시 항고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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