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문
MZ 직원과 전략제품 토론...간담회도 개최
광복절 특별사면 후 연일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엔 MZ세대(1980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을 만났다. 제품 개발에 참여한 젊은 직원들과 토론을 하고 회사 생활의 애로사항을 듣는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소통에 나섰다.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수원사업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내년 출시될 전략제품 보고를 받고 토론을 했다. MZ세대 직원들은 각자 담당하는 삼성전자 차기 제품의 특징을 이 부회장에게 직접 소개하고 시연을 했다.
이후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MZ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MZ세대의 관심사와 고민 △MZ세대가 느끼는 삼성의 이미지 △미래 신사업 아이디어 △혁신적 조직문화 확산 방안 △경력 개발 로드맵 △회사 생활 애로사항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참석한 직원들에게 손소독제를 직접 짜주며 "휴가들은 다녀오셨나"라고 물은 뒤 "올해 나는 여름 휴가를 제대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처음 5박 6일간 어머니(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랑 단둘이 휴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 직원이 "어머님과 계시면 부회장님께 잔소리 많이 하시느냐"고 질문하자 이 부회장은 "어머니가 아들 걱정에 비타민 많이 먹어라, 맥주 많이 마시지 말라고 하셨다"고 답했다. 한 직원이 '저희 부서 직원들에게 영상편지를 써달라'고 요청하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MX사업부 B2B사업팀 여러분 반가워요. 다 직접 보고 얘기해주고 싶은데 동영상으로라도 반갑습니다"라고 영상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유연한 조직문화 만들겠다" 솔선수범 행보 해석
이 부회장의 이날 행보를 두고 일하는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한 현장 경영이란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의 50%에 달하는 MZ세대와 직접 만나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개선점을 찾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품과 서비스에 MZ세대 가치관을 반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전략 제품·서비스와 관련해 임원 등 경영진이 아닌 젊은 직원으로부터 직접 보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보고 형식을 깨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결정하고 프리미엄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의 목소리를 경영 전반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19일 경기 용인시 소재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24일에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아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다른 사업장도 순차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의 기회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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