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네트워크와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낙동강 국민체감 녹조 조사단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가진 낙동강 하굿둑에서 경북 영주댐까지의 현장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낙동강 보 수문 개방으로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녹조가 발견된 가운데, 이 지역 물에서 알츠하이머나 루게릭병 등 뇌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남세균(녹조) 신경독소가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녹조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낙동강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조사단'은 25일 서울 중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달 4~12일 낙동강 본류, 경남 양산 지역 논, 다대포해수욕장 등에서 환경단체들이 채취한 43개 물·퇴적토 샘플을 바탕으로 이승준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남세균 신경독소 BMAA(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딘)가 리터당 1.116ug 검출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 검출된 BMAA는 남세균이 질소, 토양미생물 등과 반응해 형성되는 것으로 뇌질환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간 손상과 복통·구토·설사 등을 유발하는 조류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은 리터당 10.06ug 나왔다. 미국 환경보호청(USEPA)의 물놀이 허용 기준치는 리터당 8ug이다.
수상 레저활동이 이뤄지는 낙동강 레포츠밸리와 경남 양산 지역 논에서는 각각 리터당 388ug, 5,079ug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특히 낙동강 레포츠밸리 퇴적토에서는 ㎏당 3.247ug의 BMAA가 나왔다. 단체들은 이를 바탕으로 농산물과 수상활동 안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녹조가 창궐한 상황에서 보 수문을 개방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완전한 수문 개방, 자연성 회복이 필요한데, 녹조가 번성할 때까지 이를 가만히 두다가 녹조가 번성한 뒤에 뒤늦게 수문을 개방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남세균 문제를 꾸준히 지적했음에도,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정부가 녹조 위험성을 실험하는 것만 같다"면서 "녹조에 대한 철저한 사전 관리, 정기적이고 총체적인 모니터링과 더불어 중앙정부·국회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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