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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 음악에 단백질 강화 식단'...사람보다 나은 '소'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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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 음악에 단백질 강화 식단'...사람보다 나은 '소' 팔자

입력
2022.08.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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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연구소, 폭염에 우유량 줄어들자 대책 마련 나서
폭염 스트레스 줄이기 위해 플루트 음악 틀고
업그레이드 여물 도입, 스트레스 측정기 개발까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플루트 선율을 즐기며 먹는 한 끼 식사.'

고급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다. 인도의 한 낙농장에서 풀을 뜯어먹는 소 얘기다. 소가 이런 호사로운 대접을 받는 이유는 올해 전 세계를 덮친 폭염과 관계가 깊다. 폭염으로 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우유 생산량이 급감하자, 전문가들이 소 스트레스 관리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카르날에 위치한 인도 국립 낙농 연구소(National Dairy Research Institute) 연구원들은 폭염으로 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우유 생산이 감소하는 것을 막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음악을 들려줘 소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소의 스트레스 정도를 색깔로 표시해 주는 첨단 기계도 개발하고 있다. 농장주들이 소 스트레스 지수를 직관적으로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소의 체력 비축을 위해 '먹는 것'에도 신경을 쓴다. 사람들이 근력 운동 시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듯이, 기존 여물보다 단백질이 더 많이 함유된 새로운 여물도 개발했다. 아슈토시 인도 국립 낙농 연구소 박사는 "소들이 스트레스를 풀어야 비로소 그들이 활기찬 기운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우유의 22%가량을 생산하는 '낙농업 강국' 인도에서 올해 이런 대책이 활발히 시행되는 것은 이상 기후로 우유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인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반다는 섭씨 47.4도를 기록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반다의 4월 평균 최고기온이 41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온 것이다.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낙농장에서 우유를 싣고 뉴델리로 배달하는 수디어 쿠마아 트야기는 "일반적으로 3월부터 9월까지 우유 생산량은 적다"면서도 "그러나 올해는 극심한 폭염이 오래 지속된 탓에 우유 생산량이 평소보다 10~15%가량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생산량이 줄자 지난주 인도 우유 가격은 4% 올랐다.

폭염 등 이상 기후가 나타나는 빈도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어,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 학술지 '랜싯'에 실린 '열 스트레스가 전 세계 소에게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기온 상승이 인도의 우유 생산량을 2085년까지 최대 25%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호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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