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의자 면담 중 장애 파악
생활고에 조현병 재발 사실 확인
재범 막기 위해 구속 취소하기로
대구지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절도 행위를 반복해 구속된 발달장애인 피의자에 대해 검찰이 구속을 취소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25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30대 A씨는 지난달 27~29일 경북 경산의 모 의류 판매점 등에서 휴대폰과 신용카드 등 2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고, 훔친 신용카드를 사용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3차례 조사를 받은 뒤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하지만 검찰 인권보호관 면담 과정에서 A씨가 지난 2000년 조현병으로 지적장애 2급의 발달장애인으로 등록된 사실이 파악됐다. 또 공장기숙사 등에서 지내온 A씨가 2017년 조현병이 재발해 제대로 된 사회생활 영위에 어려움을 겪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또 A씨가 수사 과정에서 법에 규정된 신뢰관계인 동석과 전담 수사관에게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보장받지 못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신뢰관계인인 목사와 국선변호인이 참여한 상태에서 A씨를 재조사했고, 전문가에게 정신과 심리 상태 진단을 의뢰했다. 진단 결과 A씨에게는 양극성 장애 또는 조현병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검찰은 A씨가 구속돼 수감되면 장애 수당과 주거 및 생계 수당이 취소돼 또다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고 판단해 구속을 취소했다. 심리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A씨를 재조사할 때도 담당 검사실에 권리보장의 필요성을 통보하고 관내 경찰서에도 발달장애인 권리보호 공문을 보냈다”며 “앞으로 지역 사회 전체에 발달장애인의 형사사법상 권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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