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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40만 원 훌쩍... '환율 리스크'까지 고물가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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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40만 원 훌쩍... '환율 리스크'까지 고물가 부추겨

입력
2022.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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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9월 말, 10월 초 물가 정점"이라지만
폭우에 환율까지... 고물가 지속 우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 달여 뒤면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거란 정부 기대와 달리 물가 불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기록적인 폭우와 경제위기 수준으로 곤두박질한 원화 가치가 맞물린 탓이다. 고환율 충격을 제지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 구입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선 지난해보다 2만6,500원(9.7%) 오른 30만1,000원이 필요했다. 대형마트는 2만4,600원(6.4%) 오른 40만8,420원이 소요됐다.

중부 지역을 강타한 폭우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애호박만 해도 지난해 전통시장에서 1,000원에 팔았으나 올해는 3배 뛰었다. 배추 등을 포함한 다른 채소류 가격도 1년 전보다 평균 50% 올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육류를 제외한 채소, 과일 등 대다수 제수용품이 폭염·폭우 여파로 품질은 낮지만 가격은 높게 형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고공 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원화가치 하락)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 전날 종가(1,345.5원)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은 3.4원 내린 1,342.1원에 마감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세는 극심한 가뭄과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유럽에서 경기 침체 경고등이 켜진 데다, 중국 역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높아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고공 행진이 당분간 계속되면서 1,400원마저 돌파할 것이라는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뛰어넘은 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대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럴 경우 물가 충격은 불가피하다. 고환율이 끌어올린 수입 물가는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실제 지난달 수입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7.9% 상승(원화 기준)했는데, 이를 수입할 때 계약한 결제통화 기준으로 바꾸면 상승률은 14.5%까지 낮아진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그 차액(13.4%포인트)만큼 수입 물가가 더 올랐다는 뜻이다.

결국 “9월 말이나 10월 초가 물가 정점이 될 것”이라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망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한국은행은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며 “취약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 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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