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류현진 1.82 이후 자취 감춰
프로야구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전멸 위기다. 마지막 보루인 김광현(34·SSG)마저 후반기 들어 전반기의 압도적인 위력을 잃고 평균자책점이 계속 치솟고 있다. 7월 초 1.37이었던 평균자책점은 이달 24일 현재 1.93까지 상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1위 김광현은 6월까지 13차례 선발 등판해 3자책점 이상 경기를 딱 1번 했다. 하지만 투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치기 시작하는 7월 이후 8차례 등판에서 3번이나 3자책점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8월 평균자책점은 3.13에 달한다. 등판 때마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1.74(3일 키움전 6이닝 2실점)→1.82(10일 KT전 5이닝 2실점)→1.93(17일 KIA전 7이닝 3실점)으로 뛰었다. 23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2실점을 기록했지만 1자책점이라 1.93을 유지했다. 실점이 모두 자책점으로 인정됐다면 1.94가 된다.
지난 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는 동안 김광현은 한국에 있을 때만큼 많이 던지지 못했다. 빅리그 진출 첫해인 2020년에 39이닝(8경기), 2021년엔 106.2이닝(27경기)을 소화했다. 올해는 미국 잔류와 국내 복귀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계약이 늦어져 스프링캠프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그런데도 김광현은 벌써 130.2이닝을 책임졌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스타전을 앞두고는 체력 저하로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했다.
김광현도 현실적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본다. 남은 5, 6차례 등판에서 꾸준히 1자책점 이하로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5이닝 1자책점의 경우 평균자책점은 1.80이지만 6이닝 2자책점은 3.00, 퀄리티 스타트 기준인 6이닝 3자책점은 4.50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이 오를 수밖에 없다.
김광현은 “솔직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건 어렵다”며 “욕심은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수를 주고 평균자책점이 올라가더라도 긴 이닝을 소화하고 팀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투고타저 흐름에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꿈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1점대 평균자책점은 총 26차례 나왔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2010년 한화 류현진(1.82)이 유일하다. 타고투저 흐름이 장기간 지속됐고, 경기 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