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별도 장례 절차 없이 화장키로
지자체도 규정 따라 장례 지원 안 하기로
이웃조차 ‘누가 사는지도 몰랐다’고 말하는 등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다가 숨진 수원 세 모녀가 장례식 없이 세상을 떠나게 됐다.
23일 경찰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부검을 마친 세 모녀 시신은 숨진 A씨의 먼 친척에게 인계된 뒤 별도 장례식 없이 곧바로 화장될 예정이다.
현행 무연고사망자에 관한 시신처리 행정요령에 따르면, 시신을 인수할 자가 없거나 신원이 판명되지 않으면 지역의 시장·군수·구청장이 시신을 처리해야 한다.
수원시는 이에 따라 A씨의 친척들이 시신을 인도받지 않을 경우 장례비 등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지만, 친척들이 인수 의사를 밝힘에 따라 별도 장례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A씨 친척이 시신을 인도받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유족 측에서 별도 요청도 없어 시 차원의 장례 지원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신을 인도받는 A씨의 친척들은 장례식장을 마련하지 않는 등 별도 장례 절차 없이 화장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화장은 유족의 뜻이기 때문에 경찰도 지자체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부검이 끝나면 시신은 곧바로 인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2시 50분쯤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이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채 발견됐다. A씨는 암을, 큰딸은 희소병을 앓는 등 세 모녀는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었다. 건강보험료 16개월치를 내지 못할 정도로 생활고도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모녀는 A4용지 크기 노트 9장에 듬성듬성 쓴 글씨로 ‘경제적으로 힘들다’ ‘몸이 아프다’ 등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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