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출 수요에 주담대 증가
신용카드 사용액 등 4.8조 늘어
금리 상승 가계 빚 증가폭은 주춤
올 2분기(4~6월) 가계대출이 전 분기보다 1조6,000억 원 늘었다. 대출금리 상승 여파로 20년 만에 첫 감소세를 보인 지 석 달 만에 재차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씀씀이까지 늘면서 신용카드 할부액까지 포함한 전체 가계 빚은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7조9,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6,000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오름세로 직전 1분기 때 8,000억 원 줄었다가 한 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가계대출은 크게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로 나뉜다. 주담대는 2분기 8조7,000억 원 불면서 증가폭이 1분기(8조1,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대출금리 상승에도 전세 및 집단대출 중심으로 주담대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기타대출의 경우 금리 상승 영향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긴 했지만 1분기(-8조9,000억 원)보다 감소폭(-7조1,000억 원)이 줄었다.
신용카드 할부액 등 판매신용(111조4,000억 원)은 전 분기 말에 비해 4조8,000억 원 증가했다. 4월 중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 이후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전 분기말 대비 6조4,000억 원 늘어난 1,869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2분기 이후 약 9년간 연속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2020~2021년 분기마다 많게는 40조 원 넘게 불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게 축소됐다.
대출금리 상승과 주택매매 부진 등으로 하반기 역시 가계 빚 증가폭이 미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은은 향후 대출 규제 완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팀장은 "7월부터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와 전반적인 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시장의 매매자금 수요 위축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8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규제가 완화했고, 은행도 대출 태도를 완화해 향후 가계부채 흐름에 미칠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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