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 요구 14일 만에 피의자 신분 출석
김씨 측 "법인카드 사용 부당 지시한 적 없어"
경찰 "해야 할 질문 다해… 증거로 판단할 것"
백현동·성남FC 등 이재명 의원도 조사 예정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23일 경찰에 출석해 5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지난 9일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은 지 14일 만이다.
핵심 수사대상인 김씨가 경찰 조사를 받음에 따라, 성남 FC 후원금 사건 등 각종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의원에 대한 경찰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김씨는 예상과 달리 출석 5시간 만인 오후 6시 50분쯤 건물 밖으로 나와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김씨는 취재진 질문에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후 1시 44분쯤 흰색 소형 SUV를 타고 변호사 1명을 대동한 채, 경기남부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모두 했다"며 "객관적 증거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민주당 인사들과 서울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일행의 밥값을 지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혐의를 부인하느냐” “이재명 의원은 정말 몰랐느냐” 등 취재진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청사 건물로 들어갔다.
이 의원은 이날 김씨가 출석하기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는 오늘(23일) 오후 2시쯤 경기남부경찰청에 이른바 ‘7만8,000원 사건’ 등 법인카드 관련 조사를 위해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씨는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인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며 “김씨 외 나머지 ‘3인분 식사비(7만8,000원)’가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 A씨에 의해 경기도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는 사실에 대해 김씨는 전혀 알지 못했으며, 현장에서 A씨를 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사건은 물론 그동안 김씨는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이 없고, 법인카드의 부당 사용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의원이 밝힌 선거법 위반 혐의 이외에 김씨에게 제기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이 김씨에게 보낸 출석요구서에는 ‘선거법 위반 혐의 여부 등’이라고 적혀 있다. 경찰은 앞서 김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식당 등 1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씨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배모씨의 법인카드 사용에 김씨의 승인이나 지시가 있었다면 두 사람은 횡령 혐의의 공범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김씨와 관련된 의혹은 법인카드 유용 여부를 비롯해 GH(경기주택도시공사) 직원 합숙소 계약 관여 여부, 배씨에게 음식과 대리처방을 시켰는지 여부 등이다. 배씨는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직원으로, 경찰은 지난 3일 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법리 검토 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이 의원 조사를 수사의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다. 경기남부청이 현재 들여다보고 있는 이 의원 관련 의혹은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관련 의혹 △이 의원 장남의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 등이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수원지검은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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