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3749명 '자살위험군', 1만3489명 '관심군'
대면수업 처음 하는 초등학교 3·4학년, 학급 갈등 늘어
코로나19가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초·중·고교생 중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되는 학생들이 지난해보다 증가해 약 100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해 비대면으로 수업받으며 또래와 접촉할 기회가 적었던 초등학교 3·4학년 학생 사이에서 학급 갈등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정서 회복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1·4학년과 중·고교 1학년 26만4,6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1.42%에 해당하는 3,749명이 '자살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검사 대비 자살위험군 학생은 160명 증가했으며, 검사인원 대비 자살위험군 비율도 0.07%포인트 상승했다. 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되는 학생은 1만3,489명으로 전체의 5.09%에 달해, 지난해보다 0.32%포인트 증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된 것에 대해 구체적 원인 파악에 나섰다.
1차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코로나19다. 함혜성 서울시교육청 평생진로교육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못해 혼란을 느끼다가, 상황이 풀리면서 정서적으로 불안해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됐다가, 이후 정상 등교로 바뀌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3·4학년의 경우, 학교 생활 적응에 문제를 겪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치원을 졸업한 후 초등학교 입학식과 1·2학년 수업을 대부분 비대면으로 받아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초등학교 3·4학년의 학급 내 갈등 사례가 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2학기 개학 이후 3·4학년의 심리 정서 회복을 위해 집중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총 982개 학교에 구축된 상담교실 '위(Wee)클래스'와 26곳의 상담센터인 '위(Wee)센터'를 더 활성화해 위기에 빠진 학생이 '담임교사 및 상담교사(학교)→상담센터(위센터)→지역사회 전문상담기관 및 의료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이나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에게 맞춤형 방문이나 전화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17개 시도교육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공동 대응
한편 조 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에 지원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대학 재정 지원에 쓰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이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초·중·등 교육재정 특위'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예산 문제에 대해선 공감대가 커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해 특위를 만드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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