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발전으로 생긴 새로운 근무형태
경기관광공사가 여행지에서 일하고 휴가도 즐기는 새로운 관광 문화이자 근무 형태인 ‘워케이션’ 명소 6곳을 23일 소개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회사나 사무실이 아닌 공간에서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나타난 사회 현상이다.
'라까사호텔 광명'...가학산 전망 일품
광명역 인근 ‘라까사호텔 광명’의 또 다른 이름은 ‘숲캉스 호텔’이다. 호텔 대표 객실인 슈페리어 그린룸 덕에 생긴 별명이다. 성수기에는 최소 2주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24.5㎡ 크기의 객실에는 넉넉한 킹사이즈 침대를 두었고, 초록색을 포인트 컬러로 사용했다. 슈페리어 그린룸이 이름난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통창에 가득 들어차는 가학산 전망 때문. 한쪽 벽을 통창으로 내 강원도 산속이나 제주도의 감성 숙소로 순간 이동한 듯 푸르른 전망을 펼쳐 보인다.
객실은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도 알맞다. 사이드 테이블에서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는가 하면, 노트북과 서류 여러 장을 늘어놓아도 충분한 책상에서 마음잡고 일할 수도 있다.
객실 외에도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이 두어 군데 있다. 16층의 ‘THE LIBRARY’의 4인석 책상 2개에는 좌석마다 2구 콘센트가 딸려 있어 장시간의 컴퓨터 작업도 거뜬하다. 7층 로비 라운지의 24시간 비즈니스 코너에는 컴퓨터 2대와 프린터가 비치돼 있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복사·팩스·스캔 등의 편의도 제공한다.
평택 '아르카북스'...그림책 풍부한 북카페 겸 북스테이
평택 ‘아르카북스’는 전직 교사 부부가 운영하는 북카페 겸 독채 북스테이다. 외진 곳에 있지만 젊은 연인부터 어린아이를 둔 가족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독채 북스테이 역시 최소 4개월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아르카북스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 주를 이룬다. 소설·에세이 같은 단행본도 다양하다. 계절과 주제에 맞는 책 큐레이션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아르카북스는 목조 포치를 중심으로 왼쪽은 서점 겸 북카페, 오른쪽은 북스테이 숙소로 쓰인다. 서점 겸 북카페는 예약제로 운영, 2시간당 입장 인원을 최대 14명으로 제한한다. 그 덕에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하거나 그림책 세상에 푹 빠질 수 있다.
공간 자체도 근사하다.
적삼목 목조 건물은 6m 높이 천장이 뻥 뚫려 있고, 천창(지붕에 낸 창)으로 빛이 아낌없이 쏟아진다. 복층 구조의 북스테이는 1층에 작은 서재를 둔 거실과 온수 수영장이, 2층에는 천창으로 별빛이 쏟아지는 침실이 자리한다.
카페 운영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서점동 전체를 자유롭게 ‘전세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용문산 '쉬자파크'...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 제공
용문산 자락의 쉬자파크는 숙박과 산림치유, 숲 체험이 어우러진 산림휴양단지다.
18만㎡ 부지에 생태습지·쉬자정원 같은 테마 공간, 숲 체험을 위한 산림교육센터·치유센터, 숙박동으로 쓰이는 초가원·치유의 집까지 알차게 들어섰다. 숙박동과 발목풀장을 제외한 곳은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쉬자파크 한가운데 들어선 초가원은 풀로 덮인 지붕이 독특한 프리미엄 숙박시설이다. 3개 동은 각각 다락방을 갖춘 한옥 복층 구조로, 푸르른 자연과 이질감 없이 섞인다. 치유의 집은 붉은 벽돌 지붕을 인 유럽풍 건물로, 야외 바비큐 시설에서 휴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두 숙소 모두 넓은 테이블이 있어 일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일하다 몸이 찌뿌둥하면 쉬자파크 둘레를 한 바퀴 크게 도는 2.3km 길이의 치유숲길을 걷거나, 숲 해설 또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다.
하루 두 번 진행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방문객 연령대와 특성에 따라 맞춤형 으로 선보인다. 직장인을 위한 숲속 명상부터 임산부를 위한 숲속 체조, 시니어를 위한 오감 요법까지 다양하다.
남양주 '오롯이서재'...별내동의 사랑방
남양주 지하철 4호선 별내별가람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오롯이서재’가 있다. 서점 이름은 ‘고요하게 그리고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게’라는 의미다.
오롯이서재는 주로 소설·시·에세이·그림책·독립출판물 등의 책을 판매한다. 기성 출판물과 독립출판물 비율은 7대3 정도. 문 연 지 고작 1년 반 남짓이지만, 독서 모임·낭독 모임·전시·공연 등을 열며 별내동의 사랑방 역할을 도맡는다.
서점 이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2시간 또는 1일 좌석 이용권 구매하기. 둘째, 2만 원 이상 도서 구입 시 제공되는 2시간 좌석 이용권과 음료 1잔 즐기기다. 전자의 경우 1,000원만 더하면 커피·차 같은 음료도 마실 수 있다.
책방은 중심에 매대를 두고 둘레에 12개 테이블을 배치한 형태다. 덕분에 통창 밖으로 동네 풍경을 바라보며 가만가만 생각에 잠기기 좋다. 테이블은 1인석과 2인석, 4인석으로 다양하고, 자리마다 2구 콘센트가 딸려 있어 충전도 안심이다.
‘오롯이서재’는 우연히 집어 든 책이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광합성을 하며 자유롭게 일하다가 책방지기와 정다운 친구처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의정부 '경기문화창조허브'...창작 인프라 풍부한 공유오피스
경전철 의정부역 바로 앞에 자리한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창업을 꿈꾸는 이와 스타트업에 교육·멘토링·창업공간·제작지원 등을 다방면으로 제공한다. 현재 의정부(북부), 판교(남부), 부천(서부)에 지역별 거점을 두고 있고, 2022년에는 여주(동부)에 또 다른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특히 디자인과 콘텐츠 융합 산업에 특화돼 있다. 12층의 창작터가 좋은 예다. 3D 프린터·레이저 커팅기 등을 갖춘 장비실, DSLR과 UHD 핸디캠을 완비한 스튜디오, MAC Pro를 둔 영상편집실까지, 무료라고는 믿기 힘든 창작 인프라다.
예비 창업자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접근성이 뛰어난 공유 오피스를 찾는 누구에게나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문을 활짝 열어둔다.
파티션으로 구획하여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자리부터 서너 명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개방형 좌석, 아이디어가 팡팡 솟아나는 아이디어룸까지 다양한 업무 공간을 지원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www.gcon.or.kr) 회원가입 후, 온라인 예약을 통해 좌석을 선택하면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분당 '테이블오프콘텐츠'...아늑한 북카페 겸 와인바
수인분당선·신분당선 미금역 인근의 ‘테이블오브콘텐츠’는 책·커피·와인을 즐길 수 있는 북카페 겸 와인바다. 1인 작업실 같은 아늑한 분위기로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조용하지만, 독서실처럼 경직되지 않은 점이 매력 포인트. 2019년 말에 문을 연 카페는 ‘집 밖의 내 서재’, ‘창작자의 아지트’를 지향한다. 카페 주인 본인도 독립출판물과 기성 출판물을 낸 작가다.
대형서점 매대에서 보기 힘들지만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을 가지런히 진열했다.
테이블오브콘텐츠의 미덕은,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뭔가에 집중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는 데 있다.따스한 조명이 드리운 86㎡ 크기의 카페에는 가사 없는 음악이 흐르고, 오래 머물러도 편안한 테이블과 의자를 뒀다.
카페 자리는 총 20석. 통창 앞의 1인석, 도서관 열람실을 닮은 1인석, 창으로 자연광이 스며드는 2인석 등 취향껏 골라 앉을 수 있다. 좌석마다 콘센트는 기본, 엉덩이부터 허리까지 탄력 있게 받쳐주는 의자에 한번 앉으면 몇 시간 일해도 끄떡없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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