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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었네"...이탈리아 극우 멜로니 이주민 성폭행 영상 올려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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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었네"...이탈리아 극우 멜로니 이주민 성폭행 영상 올려 '경악'

입력
2022.08.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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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차기 유력 총리로 거론
선거 앞두고 지지층 결집 위해 영상 활용
문명국가에 합당하지 않은 일...비판 거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가 8월 18일 피렌체에서 말하고 있다. 피렌체=로이터·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가 8월 18일 피렌체에서 말하고 있다. 피렌체=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극우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를 향한 비판이 거세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고자 아프리카 이주민이 여성을 성폭행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기 때문이다. 2차 가해란 비판과 함께 인종·민족에 대한 혐오를 강화한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의 한 거리에서 아프리카 기니 출신 20대 남성이 우크라이나 출신 50대 여성을 성폭행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장면은 사건 장소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촬영된 영상에 담겼고, 영상은 현지 언론과 SNS를 통해 확산했다. 영상 속 피해자는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지만, 가해자의 범행 장면은 또렷하게 보인다. 피해자의 울부짖음도 담겼다.

멜로니 대표는 다음 날 이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이렇게 적었다. "망명 신청자가 대낮에 자행한 끔찍한 사건에 침묵할 수 없다. 도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

이탈리아 정치권은 반이민 정서에 편승하고 이를 자극하며 정치적 세를 불려온 멜로니 대표가 다음 달 25일 치러지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이 영상을 활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피해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상을 게재한 행위를 두고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즉각 나왔다. 중도 좌파 성향 민주당을 이끄는 엔리코 레타 대표는 트위터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성폭행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 특히 선거용으로 활용한 건 부적절하다"며 "인간과 피해자를 존중하는 게 항상 우선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도 정당 아지오네의 카를로 칼렌다 대표도 "문명국가에 합당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민자에 대한 차별을 공고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카티아 타라스코니 피아젠타 시장이 범죄 사실을 공개하며 "범죄자의 국적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기 바란다"고 호소했던 이유다. 다만 멜로니 대표는 이미 유포된 영상을 게시한 것일 뿐이며, 피해자를 식별할 수 없는 영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 것이다.

현재 Fdl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판세가 이대로 굳어진다면 멜로니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멜로니 대표가 반이민·반동성애 등 특정 그룹에 대한 혐오를 기반으로 한 정치를 해왔기에, 그의 입지가 굳어질수록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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