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경,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
드라마 통해 '봄날의 햇살' 된 하윤경, 실제 싱크로율 고백
봄날의 햇살. 상징적이면서도 퍽 다정함을 담은 이 단어가 수많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직접 만난 배우 하윤경은 봄날의 햇살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간이었다.
최근 하윤경은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성황리에 끝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윤경은 드라마를 마친 기분에 여전히 젖어있었다. 끝났다는 생각보다는 잠깐 휴차를 갖는 기분이라면서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드라마가 신드롬급 인기를 거뒀고 주역들은 종영과 함께 발리로 떠나 기쁨을 즐겼다. 글로벌 OTT를 통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덕분에 현지 팬들도 이들을 모두 알아봤다. 하윤경은 당시를 두고 "꿈꾸는 것처럼 신기하다.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측은 이례적으로 단관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팬들과 함께 마지막 회를 시청했다. 하윤경은 "팬미팅처럼 피켓을 들고 흔들어주시더라. 열화와 같은 성원에 감사했다. 못 갔다면 너무 아쉬웠을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격정적인 반응에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큰 사랑을 받을 만큼 잘했나 스스로 반문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하윤경의 이런 고찰은 뜨거운 인기 속에서 자신을 들뜨지 않게 만들었다.
하윤경에게 이번 드라마는 처음으로 오디션이 아닌 캐스팅 제안을 받은 작품이다. 그만큼 연출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부담감이 하윤경의 어깨를 짓눌렀다. "걱정이 많았어요. 이 캐릭터가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니거든요. 감독님에게 저는 솔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그게 수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스스로 후회도 하고 검열도 하면서 좋은 사람이고자 하는 모습이 비친 것 같았어요."
친구이자 직장 동료로 가장 많이 호흡한 박은빈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흘러나왔다. 하윤경은 "은빈이랑 연기할 때가 제일 편했다. 워낙 연기를 잘 하는 친구라 프로의식이 있다. 은빈이랑 연기할 때는 이상한 든든함, 편안함이 있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실화를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들은 하윤경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로 남았다. 그는 소수자에 대한 생각,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에 대한 인식을 조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별 없는 행동'에 대해 깊게 고민하면서 정답을 향해 조금씩 행동하는 중이다.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극 중 우영우(박은빈)가 로스쿨 동기이자 회사 동기인 최수연에게 '봄날의 햇살'이란 별명을 붙여주는 장면은 작품의 명장면으로 손꼽인다. 최수연은 유난스럽지 않게 우영우를 배려하는 인간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스스로도 우영우에 대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갖기도 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현실적인 공감을 자아냈던 터다.
하윤경은 최수연과 자신이 꽤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두 사람의 공통점은 고민과 선택들이 늘 지키고픈 소신을 향한다는 것이다. 최수연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마음이 하윤경에게도 존재했다.
봄날의 햇살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하윤경에게 붙게 됐고 하윤경은 이를 두고 머쓱하다면서 민망한 마음을 살며시 드러냈다. "너무 부담됩니다. 제가 그 정도의 사람인가 반문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만큼 더 노력하고 있어요. 삶의 모토가 '좋은 사람이 되자'거든요.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 하윤경'의 목표는 원대하진 않았지만 확고했다. "앞으로 더 좋은 배우"이자 "수수하고 인간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이토록 뚜렷하게 밝히는 하윤경이 앞으로 누군가에게 '봄날의 햇살'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대목이었다. 그는 배우의 소명을 짚기도 했다.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작품과 캐릭터를 세밀하게 바라보고 선택한단다. 하윤경이 남길, 봄날의 햇살 같은 메시지들이 기대를 모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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