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핀란드 총리, 마약 검사도 받아
"근무와 여가 시간은 구분돼야" 호소
산나 마린(36) 핀란드 총리가 파티에서 춤을 추는 영상으로 난타당하자 핀란드 여성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춤추는 모습을 올리며 마린 총리를 옹호하고 나섰다. ①국가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은 마린 총리가 여성이기에 제기되는 성차별적인 공격이고, ②여가 시간에 춤을 춘 것은 총리 업무와 상관없는 사생활이라는 것이 옹호자들의 논리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핀란드 여성 수백 명은 SNS에 ‘산나와 연대를(Solidarity with Sanna)’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각자 파티에서 춤추는 영상을 올렸다. 이들은 “마린 총리를 비난하는 건 그가 젊고 예쁘며 성공한 여성이기 때문”이라며 “그가 남성이었다면 완전히 다른 반응이 나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8일 SNS에는 마린 총리가 핀란드 정치인, 가수, 방송인 등 유명인사들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찍은 영상이 돌았다. 영상 속 누군가가 핀란드어로 '코카인'이나 '암페타민' 등 각종 마약을 의미하는 단어를 외쳐 파장이 커졌지만, 마린 총리가 마약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마약 검사를 받은 마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검사 결과는 일주일 안에 나올 것"이라며 "청소년기를 포함해 한 번도 마약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날 밤 누가 마약을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마린 총리는 파티를 한 뒤 헬싱키 나이트클럽에서 새벽 4시가 지난 시간까지 머물렀다. 휴일인 이달 6일(토요일) 새벽으로 추정됐는데, 휴일 업무 대행을 지정해 두지 않아 업무 공백이 발생할 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도 마린 총리는 "파티 중에도 업무 수행 능력은 유지됐다"며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파티장을 떠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근무와 여가 시간은 분리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마린 총리는 34세 때인 2019년 12월 집권여당인 사회민주당 대표로 선출돼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됐다. 핀란드 역대 세 번째 여성 총리다. 그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각료와 밀접 접촉한 뒤 클럽에 간 사실이 밝혀져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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