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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돌아오는 강변가요제..."충격적으로 좋은 곡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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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돌아오는 강변가요제..."충격적으로 좋은 곡 있어"

입력
2022.08.18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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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장 맡은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내달 3일 본선 12팀 경연하는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방송

내달 3일 방송되는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심사위원장을 맡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은 11일 "기존 TV 경연 프로그램에선 접하기 어려운, 신선한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우한 기자

내달 3일 방송되는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심사위원장을 맡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은 11일 "기존 TV 경연 프로그램에선 접하기 어려운, 신선한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우한 기자

“20년, 30년 전 강변가요제 참가자들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어요. 다들 자작곡으로 참가하는데 K팝을 노래하고 정교한 퍼포먼스까지 하는 가수들이 꽤 있었어요. 걸그룹 출신 싱어송라이터도 참가했죠. 대형 기획사에서 나왔으면 바로 빌보드 차트 올라갈 것 같은 곡들도 있었어요.”

MBC ‘강변가요제’가 2001년 폐지된 지 21년 만에 돌아온다. ‘강변가요제 뉴챌린지’라는 새 이름을 달았다. MBC 측에 따르면 1,200팀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는데 3차례의 예선을 거쳐 12개 팀이 내달 3일 강원 원주 간현관광지에 마련되는 본선 무대에 오른다. 새 강변가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은 최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접하기 어려운, 신선한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1979년 MBC 라디오 방송의 ‘강변축제’로 시작한 강변가요제는 대학가요제와 함께 1980년대 국내 가요제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며 수많은 스타 가수와 히트곡을 배출했다. 이선희 이상은 장윤정 주현미 박미경 박선주 빅마마의 이영현과 신연아 등이 강변가요제 출신이다. 배우 한석규 김영호 박은태 등도 참가한 이력이 있을 만큼 당대 재능 있는 청춘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고자 하는 무대였다.

“과거 강변가요제가 있던 시기와는 음악 산업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음악가들이나 가수들이 지향하는 목표도 달랐죠. 지금은 정상급 엔터테이너로 살아가는 걸 목표로 데뷔하는 이들이 많지만, 당시엔 단지 젊은 시절 추억을 하나 남기고 싶어 가요제에 나가는 지원자들이 많았어요. 상대적으로 좀 더 순수했다고 할까요. 매끈하게 다듬어지지 않고 완성도도 떨어질 수 있지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죠."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본선 진출자 12팀. MBC 제공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본선 진출자 12팀. MBC 제공

김종진은 강변가요제 출신이 아니다. 대학가요제 출신도 아니다. 그런데도 심사위원장을 맡은 건 지난해 MBC '강변가요제 레전드'를 제작한 팀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강변가요제 레전드' 제작진이 이번 강변가요제를 제작하는데 그 팀이 (2018년 세상을 떠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씨와 (1990년 세상을 떠난) 가수 김현식씨를 홀로그램으로 부활시켜 저와 함께 하는 무대를 특집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줬어요. 그 제작진의 제안으로 이번에 참여하게 됐죠. 전 강변가요제나 대학가요제에 나가고 싶었지만 못 나갔어요. 심사위원 중에선 박선주씨가 강변가요제 출신이어서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죠.”

이번 강변가요제에는 김종진과 박선주 외에 가수 김현철, 작곡가 윤일상, 가수 이석훈이 심사를 맡았다. 이들의 심사에 영향을 준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싱어송라이터를 대상으로 하는 경연인 만큼 가창력이나 퍼포먼스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 엔터테이너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 그리고 히트곡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 제작진도 전적으로 심사위원들의 뜻에 동의했다고 한다. 통상 방송사 경연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은 일정 기간 해당 방송사와 계약이 묶이지만 강변가요제 제작진은 이런 제약도 없앴다. 김종진은 “자녀 세대와 부모 세대가 함께 좋아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곡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악 장르나 출연자의 나이 등 제한을 두지 않고 활짝 열어둔 터라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K팝을 하는 10대부터 스위스 민요 요들을 하는 70대 그룹도 있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만나기 어려운 록 밴드도 지원했다. “1960·1970년대 프랑스 몽마르트의 악사 같은” 참가자도 있었다. 김종진은 “어떤 곡은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심사위원들끼리 ‘이거 표절 아니냐’라고 말할 정도였다”며 “충격적으로 좋았던 곡도 있었다”고 말했다.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심사위원장을 맡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배우한 기자

MBC '강변가요제 뉴챌린지' 심사위원장을 맡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배우한 기자

부활한 강변가요제가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심사위원들은 낙관적이라고 했다. 김종진은 “잘 되면 매년 하겠죠. 참가자들의 순수성이 빛을 발한 것 같아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이렇게 계속 살아남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심사위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어요. ‘아, 이런 세계가 있었지,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KBS2 ‘톱밴드’, JTBC ‘싱어게인’ ‘풍류대장’에서 ‘강변가요제 뉴챌린지’까지 김종진은 주로 TV 경연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음악 창작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봄여름가을겨울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주년 리마스터링 바이닐 레코드(LP)를 발매한 그는 희귀 LP로 고가에 거래되는 5집과 초기 앨범인 2집을 LP로 다시 내고 연주곡만을 모은 3장짜리 LP 세트를 발매한 뒤 틈틈이 작곡한 곡들을 모아 새 앨범도 발표할 계획이다. “꾸준히 새로운 걸 해야죠. 상업적인 음악을 하더라도 그 안에 철학과 예술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과거 앨범을 다시 내는 것도 그런 작업의 일환입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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