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광주에 스타필드·백화점 개발
현대·롯데 백화점도 '복합쇼핑몰' 진출 예정
업계 관계자 "진출하기에 지금이 적기"
국내 백화점 '빅3'가 호남 대표 도시 광주에서 펼치는 복합쇼핑몰 경쟁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신세계그룹이 광주에 복합쇼핑몰 사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다. 아직 구체적 시간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롯데까지 광주 진출 의지를 분명히 내비쳤다. 전국의 대형 백화점이 70개가 넘는 상황에서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광주를 선점하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하다.
신세계그룹, 광주에 스타필드·백화점 개발 동시 추진
신세계그룹은 광주광역시 어등산 관광단지에 '스타필드 광주'(가칭) 건립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스타필드는 쇼핑·문화·레저·엔터와 휴양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체류형 복합쇼핑몰이다. 영업 면적 최소 9만9,174m(3만 평) 규모로 스타필드의 주요 콘텐츠인 도심형 워터파크, 체험형 스포츠시설 등을 만들고, 300여 개 브랜드를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어등산 부지를 놓고 광주시와 서진건설 사이에 소송이 진행 중인데, 법적 분쟁이 끝나면 2024년 하반기 착공해 2027년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인근 보유 부지를 더해 부산 센텀시티점 수준인 13만2,230㎡(4만 평)로 면적을 넓히는데, 갤러리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추가한다는 게 눈에 띈다. 현재 광주신세계에 있는 루이비통 외에도 명품 브랜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호남권에서 처음으로 모두 입점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이날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사업을 동시 추진하면서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광주 시민에게 꼭 필요한 부분인 만큼 프로젝트에 대해 환영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 3사, 광주에 복합쇼핑몰 목매는 이유
앞서 지난달 '더현대 광주'(가칭) 개점 계획을 밝힌 현대백화점그룹의 전략도 비슷하다.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31만㎡(약 9만 평)에 쇼핑과 여가, 휴식,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접목한 미래형 문화복합몰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광주는 광주신세계가 '호남 1번지' 쇼핑몰로 시장에서 큰 파이를 차지해 왔는데, 광주신세계 코앞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새로운 형태의 복합쇼핑몰을 세우기로 하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회사가 복합쇼핑몰을 고집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호남권에는 쇼핑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하는 전통적 백화점 외에 놀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체험형 복합쇼핑몰이 없다. 더군다나 골목 상권을 죽인다는 이유로 반대가 심했던 과거와 달리, 지역 여론도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의 유통 분야 발전이 더딘 데다 젊은 층 인구가 줄어드는 등 지역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과거 반대하던 이들이 많이 줄었다고 본다"며 "윤석열 정부도 적극적이라 진출하기엔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롯데도 가만있을 리 없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할 의지를 가지고 부지와 구체적 사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흥행시켰을 때 보인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신세계백화점은 버스터미널과 백화점을 연결하는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전략을 잘 세우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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