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가까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비를 뿌리던 정체전선들의 릴레이가 끝나고 전국에 무더위가 이어진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1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더위는 19~23일 사이 두 차례 비가 온 뒤 꺾일 전망인데, 이후엔 기온이 차츰 떨어질 것으로 보여 사실상 올여름 마지막 무더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날 제주를 끝으로 정체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진다.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내외로 오르고,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날 전망이다.
정체전선을 남쪽으로 밀어내린 차갑고 건조한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뒤덮으면서 이날 무더위 속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가을처럼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하강기류가 강하다 보니 파란빛의 산란이 잘 일어나 더 푸르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아직 가을로 접어든 것은 아니고, 기압계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벌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햇빛으로 달궈진 뜨거운 공기와 한랭 건조한 공기가 만나며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 내륙·경북권 내륙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쏟아지는 곳도 있었다.
진정한 가을로의 진입은 두 차례 비가 쏟아진 뒤인 23일쯤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3일은 절기상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19일 전국에 구름대가 형성돼 아침부터 흐려지고, 오후 3~6시쯤 수도권·강원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20일 오전에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린다. 비는 이틀 정도 소강상태를 보인 뒤 23일쯤 다시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온은 22일쯤부터 차츰 떨어지기 시작하겠고, 23일에는 일부 남부지방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20일 대비 1~3도씩 떨어질 전망이다. 중기 예보에 따르면 25일부터는 전국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예보된 지역이 없다. 기상청은 "중국에서 발달하는 저기압의 강도와 이동 경로에 따라 강수구역과 강수량의 변동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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