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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는 진화한다… 다시 관객 찾는 '귀토'·'적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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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는 진화한다… 다시 관객 찾는 '귀토'·'적벽'

입력
2022.08.25 05: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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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된 창극 '귀토'·판소리 뮤지컬 '적벽'·개막

국립창극단의 '귀토' 와 국립정동극장 대표 레퍼토리 '적벽'의 공연 포스터.

국립창극단의 '귀토' 와 국립정동극장 대표 레퍼토리 '적벽'의 공연 포스터.

해학과 풍자, 서사의 요소를 갖춘 판소리는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지만 때로 '전통'이라는 굴레에 갇혀 고루한 장르로 여겨지곤 한다. 판소리 현대화 작업이 꾸준히 이뤄지는 이유다. 현전 판소리 다섯마당(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적벽가) 중 수궁가와 적벽가가 각각 현대적 감각의 창극과 판소리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귀토'…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수궁가'

창극 '귀토'는 '수궁가'의 토끼가 아닌 그의 아들 '토자'의 이야기를 그린 '수궁가'의 속편 격이다. 국립창극단 제공

창극 '귀토'는 '수궁가'의 토끼가 아닌 그의 아들 '토자'의 이야기를 그린 '수궁가'의 속편 격이다. 국립창극단 제공

"판소리는 내게 늘 경이롭다.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 그 옛날 소리꾼들의 상상력이 연출가로서 큰 자극이 된다."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창극단 창극 '귀토'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 연출가의 말이다. '귀토'는 판소리 '수궁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수궁가' 속 토끼가 아닌 그의 아들 '토자'의 여정을 그린 '수궁가'의 속편 격으로 지난해 초연됐다.

공연은 판소리 '수궁가' 중 토끼가 육지에서 겪는 갖은 고난과 재앙을 묘사한 '삼재팔란(三災八難)' 대목에 주목했다. 고단한 산중 생활에 지친 토자는 제 발로 수궁을 찾아가지만 그곳에도 고난은 가득하다. 고 연출은 "기발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주제 의식이 뚜렷한 창극을 만들고 싶었다"며 "삼재팔란은 코로나19와 홍수, 집값 폭등 등 고난이 계속되는 지금의 우리 삶과도 닮았다"고 말했다.

작창은 유수정 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한승석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가 공동으로 맡았다. 작곡과 음악감독도 겸한 소리꾼 한승석과 고 연출의 조합은 2014년 초연된 국립창극단 대표 흥행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 이어 두 번째다.

1년 만에 재공연되는 이번 무대는 극의 밀도를 높이고자 대본과 음악을 전반적으로 다듬었다. 국립창극단 간판 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각각 주인공 토자와 자라 역을 맡았고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포함해 총 51명이 출연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박상후 부지휘자가 새롭게 합류해 국악기 편성의 15인조 연주단과 함께하는 라이브 연주로 신명 나는 극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고 연출은 "전통 소리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귀토'를 통해 현실은 고달프지만 바람 부는 대로 유연하게 흔들리며 즐기는 법을 배우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적벽'…현대무용과 부채로 그려낸 전쟁

판소리 뮤지컬 '적벽'에서 부채는 무대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게 해 주는 중요한 도구다. ⓒSang Hoon Ok

판소리 뮤지컬 '적벽'에서 부채는 무대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게 해 주는 중요한 도구다. ⓒSang Hoon Ok

'귀토'가 '수궁가'에서 일부 곡조만 살리고 각색하는 방식으로 현대화했다면 '적벽'은 '적벽가' 원전을 대부분 살리면서 현대무용을 더한 판소리 뮤지컬이다. 2017년 초연된 국립정동극장의 대표 레퍼토리로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내달 29일까지 이어진다.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를 저본으로 유비·관우·장비와 조조의 전쟁 적벽대전을 담은 '적벽가'를 판소리 합창과 화려한 군무, 라이브 밴드 연주 등을 통해 그린다. 3개월 이상 춤 연습에 매진한 소리꾼들이 현대무용과 힙합, 스트리트 댄스 동작에서 따온 안무를 소리와 함께 소화하는 역동적 무대다. 정호붕 연출은 "2017년 초연만 해도 출연진 절반 정도가 뮤지컬 배우 등 연기자들로 짜여 있었다"며 "출연진 대부분이 소리꾼으로 이들이 소리, 춤, 연기를 모두 해내는 지금의 공연이 더 폭발적 에너지를 낸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무대를 물리적 공간 이상의 상상 영역으로 확장시켜 주는 도구인 부채의 활용도 눈여겨볼 만하다. 흰색과 붉은색 부채가 접혔다 펼쳐지며 창과 방패가 되거나 동남풍을 만들고 타오르는 불길로 표현된다. TV 국악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소리꾼 오단해 등이 출연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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