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찾아 "미래 감염병 대비" 연설
빌 게이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코로나19 및 미래 감염병 대응·대비를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이사장이 16일 국회를 찾아 감염병 퇴치를 위한 국제 공조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 여야 국회의원 8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미래 감염병 대응·대비를 위한 국제공조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주제로 연설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글로벌 보건안보 증진, 건강 형평성 격차 해소, 중저소득 국가 내 감염병 퇴치 노력 지속을 위한 한국 정부와의 업무협약(MOU)을 위해 방한했다"고 소개하며 "한국은 지난 70년 동안 외국 원조, 각고의 노력과 창의력으로 한 세대 만에 전후 폐허에서 경제대국으로 탈바꿈했다"고 치켜세웠다.
빌 게이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이 16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및 미래 감염병 대응·대비를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게이츠 이사장은 “팬데믹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우리 모두 깊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라며 “감염이 어느 한곳에서 발생하면 다른 모든 곳에 화재처럼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1950년대부터 80년대 사이 한국이 이룬 성취가 우연이 아니듯, 글로벌 보건기구의 성취는 우연이 아니라 글로벌 펀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다자 노력의 결과였다”면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전 세계가 힘을 모아 줄 것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를 끝내고 미래의 보건 재앙을 예방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 시점에 글로벌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국은 이 분야를 선도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견고한 백신 제조 역량과 혁신적 민간 부문, 연구개발 역량, 글로벌 바이오 제조 인력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기타 감염병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제사회 다자주의 노력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정부는 글로벌 보건에 대한 투자도 확대했는데, '코벡스(COVAX)'에도 2억 달러를 출연하기로 했다"고 언급하며 "한국이 이런 기관에서 더 확대된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과학기술을 통한 더 큰 역할을 기대한다"면서 "그러면 소아마비, 홍역 등 감염병을 퇴치하고, 글로벌 보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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