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호 구미시장, 취수원 구미보 상류 이전 제안에
홍준표 대구시장, 구미와 물 문제 협상 중단 선언
대구시, 안동 1급수 댐 물 공급받은 방안 논의 중
경북 구미시가 대구 취수원 다변화사업과 관련해 당초 합의된 해평취수장 대신 구미보 상류로 재검토를 제안하자, 대구시가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대구시는 "구미5공단 폐수 무방류시스템을 마련하라"며 구미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취수원 문제가 원점에서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난 30여 년간 구미공단 폐수 피해를 입고도 참고 인내하면서 맺은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에 대구시가 수원지를 (안동으로) 옮기는 것"이라며 "더 이상 물 문제로 구미시장과 협의할 것도 논의할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권기창 안동시장과 만나 안동댐과 임하댐의 원수를 대구의 식수원으로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권 시장은 당초 안동시가 원수를 정수해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홍 시장과 논의 후 원수 공급에 동의했다.
취임 후 해평취수장 대구공동이용 협약에 대해 재검토를 주장해온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날도 "취수원의 구미보 상류 이전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김천산업단지 폐수가 유입되는 감천이 해평취수장 상류에 위치해 폐수 사고에 여전히 노출된다"며 재검토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시장은 이날도 "지난 4월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은 구미시민과 시의회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당시 협정 당사자가 대부분 바뀌어 실질적 효력을 상실했다"며 협정 무효를 주장했다.
대구시는 그러자 구미시에 '대구시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대구시의 공문 발송은 구미시장이 지난 4월 체결된 협정을 파기한 행보에 대한 공식 대응으로, 더 이상 구미시와 취수원 다변화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공문에는 △기존 구미시 관내 전체 산업단지에 대해 오폐수 정화시설을 보강할 것과 △구미5국가 산업단지에는 화학공장과 유독물질 배출 공장이 입주할 수 없도록 하고 오폐수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하며 △구미5단지 유치업종 확대에 대구시는 더 이상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3개 조항이 담겼다.
대구시는 지난해 9월 구미5공단에 입주하는 LG화학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위해 폐수 배출과 수질오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LG화학 협력사가 입주할 수 있도록 1만6,500㎡(5,000평) 규모의 제5구역을 신설하고 산소가스공급 업종이 들어설 수 있도록 동의했다.
대구시는 현재 전체 식수의 70%를 낙동강 지표수에 의존하고 있고, 기존 구미공단은 하루 18만 톤의 폐수를 발생시켜 낙동강 상류 폐수 배출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구미공단의 낙동강 수질오염사고는 1991년과 2008년 페놀, 2006년 퍼클로레이트, 2004년과 2009년 다이옥신, 2012년과 2013년 불산, 2018년 과불화화합물 등 총 9회에 이른다.
홍준표 시장은 "구미5공단에 입주하는 LG화학도 자체적으로 오폐수 무방류 체계 도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대구시민들은 구미공단의 오염원 배출로 고통받아온 피해자임에도 낙동강 식수를 얻기 위해 굽히고 인내해 왔다"며 "안동댐 1급수 댐 물을 가져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발상 전환으로 대구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은 "안동시가 안동지역 댐 물에 대한 원수 공급에 동의했고, 수량도 풍부하기 때문에 대구시민이 월 1,000원을 추가 부담하면 1급수 맑은 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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