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악가 24명 한국 가곡 열창 '한국 가곡의 밤'
18·21일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서울서 공연
국립합창단 '예술한류 확산사업 프로젝트' 일환
첫 가곡 뮤지컬 '첫사랑' 9월 2~4일 마포문화센터서
"한국 가곡, 세계와의 문화 가교로서 잠재력 지녀"

윤의중(왼쪽부터) 국립합창단 예술감독과 미국인 성악가 엔리코 라가스카, 첼시 알렉시스 헬름이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립합창단 제공
"한국 가곡은 아름다운 정경을 풍부하게 표현하고 있어 기계적 가창보다 정서가 두드러지는 독창적 음악입니다."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국립합창단의 '예술한류 확산사업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미국인 성악가(베이스) 엔리코 라가스카의 말이다. 라가스카는 국립합창단의 예술한류 확산사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8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1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열리는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과 함께하는 한국 가곡의 밤’ 연주회에 출연한다. 미국인 성악가 24명으로 구성된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이 한국 가곡을 한국어 가사로 노래하는 무대다. ‘엄마야 누나야’ ‘퐁당퐁당’ 등 유명 가곡과 김소월의 시에 작곡가 조혜영이 곡을 붙인 2013년 신작 가곡 '못 잊어' 등 13곡을 선보인다.
국립합창단을 필두로 1970~1980년대 전성기를 누리다 침체를 겪은 한국 가곡의 인기를 되찾고 저변을 넓히기 위한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날 국립합창단은 한국 가곡과 한국 합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추진 중인 다양한 한류 확산 사업을 소개했다. '한국 가곡의 밤' 공연에 앞서 지난 6월에는 워너뮤직을 통해 한국 전래동요와 가곡 등을 담은 국립합창단의 첫 정규 앨범 '보이스 오브 솔러스(Voice of Solace·위로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발매됐다. 타이틀곡 '새야 새야'를 비롯해 8곡(11개 트랙)이 수록됐다. 이영조·우효원·오병희·조혜영이 작곡·편곡에 참여했다.

뮤지컬 '첫사랑'. 마포문화재단 제공
9월 2~4일 공연되는 마포문화재단 제작 뮤지컬 '첫사랑'도 이 같은 한국 가곡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기획이다. 세월호 추모곡으로 유명한 '내 영혼 바람되어'를 쓴 김효근 작곡가의 가곡 13곡을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시킨 '가곡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창작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함께 만든 오세혁 연출, 이진욱 음악감독이 참여했고 윤영석, 조순창 등이 출연한다.
남성 팝페라 그룹 결성을 위한 TV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성악가들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가곡 부활의 발판이 마련됐다. 무엇보다 "한국 가곡은 세계에 한국의 정서를 전하는 문화적 가교로서 잠재력이 크다"는 게 관련 기획자들의 설명이다. 뮤지컬 ‘첫사랑’의 김효근 작곡가는 "한국 민족의 얼과 문화 그 자체인 모국어로 된 시가 가진 힘과 그 시의 정서를 극대화해 표현하고 전달해 주는 적절한 음악의 힘이 만나는 한국 가곡은 태생부터 동시대를 기록하는 문화 거울로서 큰 잠재력이 있다"며 "특히 현대 가곡은 지난 10여 년간 대중이 외면하는 전통 가곡의 한계를 극복하고 예술성과 대중성이 접목된 '아트팝' 가곡으로 진화하며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대중적 공감을 얻어 왔다"고 밝혔다. 윤의중 국립합창단 예술감독도 한국 가곡 고유의 서정성을 강조했다. 윤 감독은 "이번 '한국 가곡의 밤' 공연 참여 성악가들에게 입국 훨씬 전에 가사를 의역해 미리 전달했다"며 "시에 기반한 한국 가곡을 세계 무대에 제대로 알리려면 우리 정서를 외국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 수준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