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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잡은 '큐티풀' 박현경 "목표는 갤러리 앞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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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잡은 '큐티풀' 박현경 "목표는 갤러리 앞 첫 우승"

입력
2022.08.15 16:28
수정
2022.08.15 17:4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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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이 14일 경기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90야드)에서 열린 대유위니아ㆍMBN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3번홀에서 그린을 파악하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이 14일 경기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90야드)에서 열린 대유위니아ㆍMBN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3번홀에서 그린을 파악하고 있다. KLPGA 제공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좋아질 거에요. 그걸 믿어요.”

'큐티풀' 박현경(22)은 아이돌 못지 않은 팬덤을 보유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스타급 선수다. 2019년 데뷔한 박현경은 통산 3승으로 지난해 대상포인트 4위, 상금랭킹 4위에 올랐을 정도로 실력과 대중적인 인기를 두루 갖췄다.

하지만 올 시즌은 예상 외로 주춤한 행보를 보였다. 상반기에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매 대회 컷 통과를 하고도 정작 톱10은 3차례에 그쳤다. 대상 포인트는 33위, 상금 순위는 27위에 정체돼 있었다.

그런 박현경이 반전 포인트를 찾았다.

박현경은 지난 14일 경기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90야드)에서 열린 대유위니아ㆍMBN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소영(25)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긴 했지만 올 시즌 그가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1주 전 열린 하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3위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톱3’에 오르며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그간 성적이 저조했던 이유에 대해 박현경은 “기술과 멘탈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던 것 같다”며 “시즌 초반에는 기대 받는 것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시작했는데, 오히려 그 부담감으로 인해 샷이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퍼팅도 잘 안 됐다”고 털어놨다. 원하는 경기 내용이 나오지 않으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박현경은 "연습을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경기 내용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올라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현경이 14일 경기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90야드)에서 열린 대유위니아ㆍMBN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3번홀에서 세컨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이 14일 경기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6,590야드)에서 열린 대유위니아ㆍMBN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3번홀에서 세컨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시즌 막판 변화를 꾀했다. 데뷔 후 줄곧 딸의 골프 백을 메던 프로골퍼 출신 아버지 박세수씨는 결단을 내렸다. 박현경을 지도하던 이시우 프로에게 딸의 캐디를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박현경은 직접 캐디로 나선 이시우 프로의 말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박현경은 “’잘 안돼도 잘되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라’는 프로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당장 하반기 첫 대회부터 몰라보게 달라졌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최예림(23), 지한솔(26)과 경쟁했던 그는 우승 하진 못했지만, 평균 타수 69.50, 평균 퍼팅 28.50 등 좋은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박현경이 올해 대회에서 평균 타수 60대를 기록한 것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처음이다. 그리고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는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이전까지 올 시즌 라운드 당 최고 성적이 4언더파였던 점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시즌 상금순위도 12위, 대상포인트 15위로 뛰어올랐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하반기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 더 큰 소득이다. 박현경은 “많은 연습을 통해 점점 불안감이 줄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좋아질 것 같다”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좋아지는 걸 느꼈다. 물론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건 아니었지만 조금씩 나아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믿었다. 믿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현경의 올 시즌 초반 목표는 갤러리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통산 3승을 거뒀지만, 공교롭게도 세 경기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으로 진행됐기에 우승자를 축하하는 갤러리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아 본적이 없다. 그리고 박현경은 하반기 2개 대회 연속 ‘톱3’ 기록으로 그 목표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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