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명의로 공물 봉납
현직 각료 참배도 3년째 이어져
전몰자 추도식서 일왕은 "깊은 반성" 언급
일본 패전일인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현직 관료들도 3년째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신사에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라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 10일 개각 때 임명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장관과 아키바 겐야 부흥장관은 이날 오전 신사를 직접 방문해 참배했다. 일본 패전일 당일에 현직 각료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것은 2020년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조회장도 이날 오전 참배하고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여기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포함돼 있어, 일본 내각 구성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주변국에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앞서 13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장관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우리나라 외교부가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확실히 직시하고 깊이 반성할 것을 촉구한다”며 외교 경로로 항의했다.
한편 이날 도쿄 소재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일본 정부 주최 전몰자 추도식에서 나루히토 일왕은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상이 반복되지 않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해 올해도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취임 후 첫 전몰자 추도식 식사를 한 기시다 총리는 반성은 물론 ‘아시아 국가에 대한 (가해) 책임’도 언급하지 않은 채,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역대 총리의 다짐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아시아 국가에 대한 책임’은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언급한 후 역대 총리가 계속 계승해 오다,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 때부터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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