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대포해수욕장, 녹조로 12일부터 입수 금지
이틀 만에 해제… "광복절 황금연휴 손님 다 놓쳤다"
해운대해수욕장에 27만 인파 몰려 대조
역대 최악으로 치닫는 낙동강 녹조 사태의 불똥이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으로 튀었다. 녹조 영향으로 해수욕장 입수가 이틀간 금지됐다가 풀렸지만, 언제 또다시 초록빛 바다로 변할지 몰라 피서철 특수를 노린 주변 상인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는 14일 오후 12시 30분을 기해 다대포해수욕장 입수를 허용했다. 지난 12일 오전 9시부터 임시 폐쇄된 지 이틀 만이다. 사하구에 따르면 13, 14일 이틀간 다대포해수욕장 3개 지점에서 수질을 검사한 결과 남조류 세포 수가 1㎖당 3,000~1만2,000개 수준으로 기준치인 2만 개 이하로 나타났다. 사하구 관계자는 "해수욕장의 경우 물이 고여 있는 강과 달라 별도의 녹조 제거 작업은 하지 않고 자연 소멸되길 기다린다”면서 "이틀 연속 남조류 세포 수가 기준치 이하면 입욕이 가능한데, 현재는 해수욕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10일부터 낙동강 보와 하굿둑이 개방되면서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에 녹조가 밀려왔다. 다대포해수욕장은 2017년에도 낙동강 녹조 때문에 일주일 넘게 입수가 금지됐는데, 5년 만에 똑같은 피해가 반복된 것이다.
여름 한철 장사로 생계를 잇는 주변 상인들은 황금연휴와 겹친 녹조 사태로 울상이다. 다대포해수욕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날씨는 더운데 물에 못 들어가게 하니, 주변의 다른 해수욕장으로 피서객이 다 빠져 나갔다”며 “방역수칙 완화로 이제 장사 좀 하나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녹조가 말썽”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수상레저 업체 운영자도 “입욕이 금지됐다는 소식에 연휴기간 잡혀 있던 단체 강습 등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며 “피해가 막심하지만, 마땅히 호소할 곳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27만 여명의 인파가 몰려 다대포해수욕장과 비교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대포해수욕장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여름철 휴가 기간 동안 또다시 녹조 피해가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연일 계속된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부산 상수원인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에는 6월 23일 이후 8주째 조류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8일 기준 남조류 세포 수는 1㎖당 44만7,075개로 2020년 조류경보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환경부는 녹조와 중부지방 강수상황 등을 고려해 낙동강 8개 보와 한강 3개 보 수문을 열고 계속해서 방류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낙동강 보 개방은 일단 19일까지 예정돼 있다. 다대포해수욕장에 또다시 낙동강 녹조가 밀려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일시적으로 댐의 방류량을 늘리는 것은 이번 다대포해수욕장 피해처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평소에 유속을 높여 유속을 빠르게 하는 등 녹조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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