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폭우로 발생한 수해가 채 복구되기도 전에 또 한번 많은 양의 비가 예보됐다. 일주일 전 수도권과 충청권을 괴롭히다 소멸한 정체전선이 다시 한번 뚜렷하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당시보다 구름 이동 속도는 빠르지만 수증기 양이 워낙 많아 약해진 지반이 비로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 형성 및 이동에 따라 △15일 오전 강원권과 경기 동부지역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15일 밤~16일 새벽 수도권 포함 중부지방에 시간당 50㎜의 강한 비가 내리고 △16일 오전부터 오후 3시까지 충청권과 남부지방에 △16일 오후부터 17일엔 남해안과 제주 지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15일부터 전국이 차례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15일 오전엔 남서쪽에서 수증기를 다량 포함한 따뜻한 바람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경기 동부 등 일부 지역에 호우특보 발효 가능성이 높다. 15일 늦은 오후가 되면 이 뜨거운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부딪히면서 중부지방에 정체전선이 뚜렷하게 발달하고, 16일 새벽까지 시간당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정체전선 남하에 따라 차례로 충청권과 남부지방, 남해안과 제주도가 영향을 받겠다. 전국적으로 50~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며, 경기 동부와 충청권, 전북, 경북 서부엔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강한 비'라고는 하지만, 누적 강수량이 일주일 전만큼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시간당 50㎜는 비구름대가 한 시간 정체할 경우 내리는 비의 양을 의미하는데, 비구름이 빠르게 이동할 경우엔 강수량이 적어진다"며 "이번 비구름대는 비교적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돼 8~9일보다는 강수량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져 있어 비가 조금만 더 내려도 무너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통상 기상청은 가강수량(구름이 머금고 있는 수증기의 양)이 40~50㎜일 경우 호우특보 발표 가능성을 높게 보는데, 현재 예상되는 15~17일 가강수량은 70㎜ 수준이다. 우 예보분석관은 "전국이 차례대로 강한 비의 영향권 안에 들 것"이라며 "다만 현재 다소 밀려나 있는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에 따라 남부지방에 구름이 오래 머물 가능성도 있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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