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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 사는 건 죄... 구제 의류와 새삼 사랑에 빠진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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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 사는 건 죄... 구제 의류와 새삼 사랑에 빠진 유럽

입력
2022.08.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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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독일, 지속가능한 패션 관심↑"
러시아발 인플레, 중고 고급화 전략도 맞물려
유럽 전역서 팝업 성행... "최근 손님 늘었어요"

중고 의류 판매업체 위아세컨드라이프패션은 유럽의 도시를 돌며 중고 의류 팝업스토어를 연다. 한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의 모습. 홈페이지 캡처

중고 의류 판매업체 위아세컨드라이프패션은 유럽의 도시를 돌며 중고 의류 팝업스토어를 연다. 한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의 모습. 홈페이지 캡처

"원피스 잘 어울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중고 의류 판매업체 '위아세컨드라이프패션'의 '팝업스토어'(일정 기간만 판매 후 사라지는 매장)에선 소비자들이 쇼핑에 한창이었다. 원피스를 고르던 아니타씨는 "마음에 드는 게 많다"며 웃었다. 매장 내 옷 대부분은 폐수거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기후 위기 우려↑… "헌 옷 사면 지구에 도움"

유럽에서 중고품에 대한 관심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구제 상점이나 벼룩시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들어 '의식 있는 소비'를 위해 중고 의류를 찾는 이들이 더 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독일인 소비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40%가 "중고 의류를 구매한다"고 답했다고 그린피스는 최근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기후 위기로 인해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패션·유통 업체들도 이러한 인식 변화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주요 업체 홈페이지는 "헌 옷을 구매하면 새 옷을 만드는 데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과 물 사용, 쓰레기 매립에 따른 환경오염 등을 막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헌 옷을 기부하면 또 다른 헌 옷을 살 때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패스트패션'(유행을 반영해 빨리 만드는 저렴한 옷) 브랜드 옷은 받지 않는다"고 못 박아둔 곳도 있다. 패스트패션은 환경 오염 주범으로 지목된다.

중고 의류 판매업체 위아세컨드라이프패션의 인스타그램에 '새 옷을 덜 사는 건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중고 의류 판매업체 위아세컨드라이프패션의 인스타그램에 '새 옷을 덜 사는 건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고물가도 영향… "한 벌 살 돈으로 네 벌 살래"

중고 의류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가격.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유럽 소비자들이 중고 의류로 향하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유로뉴스는 "체코에서는 중고 용품을 쓰는 게 터부시됐는데,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체코 통계청에 따르면 7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17.5%다.

이에 옷을 무게로 달아 판매하는 업체들이 최근 유럽에서는 성행 중이다. 위아세컨드라이프패션은 ㎏당 39유로(5만2,253원)를 받는다. 매장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손님이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매장에서 만난 손님 필은 "여기서 운동복을 사면, 한 개 값으로 네다섯 개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중고 의류 거래 플랫폼의 인기도 뜨겁다. 빈티드는 체코, 폴란드 등에 거주하는 이들이 국경을 넘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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