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재료 닭고기 가격 10년간 제자리
치킨 가게 사장님들 "남는 것 없다"지만
본사 영업이익률은 30%대...'애플'보다 높아
홈플러스에서 한 마리 6,990원에 판매하는 '당당치킨'을 두고 원가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펀드매니저 출신 유튜버 슈카(본명 전석재)가 "저렴한 원가 비결은 임대료, 배달료가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최근 치킨 전문점 원가의 상당 부분이 배달료, 배달중계 수수료, 임대료 등으로 쓰이는데 대형마트는 이런 부대비용이 없어 치킨 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슈카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슈카월드'에서 "대형마트가 파격적인 가격에 치킨 파는 게 가능한 결정적인 이유는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안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치킨 원재료 닭고기... 10년간 136원 올라
실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원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9‧10호 닭 한마리 가격은 10년 전인 2012년 8월 한 달 평균 3,787원이었다. 10년간 약간의 가격 부침을 겪었지만, 이달 1일에서 11일까지 평균 가격은 3,923원으로 그사이 136원 올랐다. 슈카는 "이 정도면 닭스피(닭+코스피)"라며 "점점 대형화되고 기술도 늘다 보니까 닭고기 가격 자체는 안 올랐다"고 정리했다.
반면 치킨 배달까지 필요한 부대비용은 급증했다. 슈카는 치킨 배달 때마다 △배달료 4,000~5,000원 △배달 중계 수수료 1,500~2,000원 등이 드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저런 다른 이유로 (원가가) 벌어지면서 대형마트가 (치킨 판매에) 참전하기 좋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30일 판매를 시작한 당당치킨은 이달 10일까지 두 달간 32만 마리가 넘게 판매됐다. 1분에 약 5마리씩 판매된 셈이다. 당당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9,980원짜리 '5분치킨', 8,800원짜리 'New 한통 가아아득 치킨'을 내놓으며 초저가 치킨 판매에 돌입했다. 2010년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출시했을 때 소상공인 사업까지 점령했다는 사회 여론 등에 밀려 일주일 만에 철수한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점주들 "남는 것 없다"지만... 본사 영업이익률은 애플보다 높아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지난 9일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 개발총괄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말하면서 폭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프랜차이즈 치킨 원가를 나름대로 계산하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기업이 자본으로 (가격을) 찍어눌러 놓고 7,00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한다"며 "치킨값이 비싸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형마트 치킨을 방치하는 건 소상공인들 목 조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 편한 서비스를 받겠다는 게 왜 문제냐"는 반응도 많다. "대형마트에서 초저가 초밥도 파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반발도 있다.
슈카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남는 게 없다고 말하는데, 맞다. 임대료, 배달료 내야하니 그렇다"면서도 "문제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3위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2%, 17%, 9%다.
슈카는 "(높은 영업이익률은) 물론 경영을 잘한 결과지만, 뭘 하면 32%가 남나"라면서 "애플 영업이익률이 30% 수준(올해 6월 기준 27.82%)인데, (치킨 프랜차이즈는) 엄청난 기술이 들어간 것도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본사의 높은 마진율이 점주 '쥐어짜기'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말이다. 슈카는 "2위 기업 영업이익률이 17%인데 스타벅스 영업이익률이 8.5%"라며 "누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영업이익률 10%를 넘는 건 코스피 기업 중에서도 평균 이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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