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양모도 징역 2년 6개월 확정
양부, 입양아 수차례 때려 반혼수
양모, 양부 폭행 방관… 2심서 감형
대법원 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두살배기 입양아를 때려 숨지게 30대 부부가 유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중상해) 등 혐의를 받는 양부 A(37)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하고, 쓰러진 아이를 7시간 방치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양모 B(36)씨는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 받았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기 화성시 소재 자신의 아파트 안방에서 생후 33개월 된 입양아 C양의 뺨을 여러 차례 때려 쓰러뜨리기를 반복해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한 달 전에도 C양을 나무로 된 등긁개(일명 효자손)와 구둣주걱, 손 등으로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는 2019년 5월 봉사활동을 하던 보육원에서 생후 10개월 C양을 알게 돼 2020년 8월 입양했다.
양모 B씨는 C양이 학대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한 혐의를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폭행으로 반혼수 상태에 빠진 C양을 즉각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 방치한 혐의도 있다.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C양은 두 달 후 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2년을, B씨에겐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아동이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는 사소한 이유로 얼굴과 머리 부위를 여러 차례 강하게 내리쳐 뇌출혈로 쓰러지게 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B씨에 대해서도 "쓰러진 피해 아동에 대한 즉각적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2심도 A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다만 B씨는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 외 자녀 4명을 양육한 경험이 있는 B씨는 (아이를) 쓰러질 정도로 때리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양부의 훈육방식이 심각한 폭행이란 걸 추후에 인식했고 뒤늦게라도 이를 제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남아있는 초등학생 자녀 4명이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점을 고려해 감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형량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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