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서부의 대형 석유저장소에서 일어난 화재가 10일(현지시간) 닷새 만에 거의 진화됐다. 하지만 비축된 유류의 최소 절반이 불에 타 가뜩이나 취약한 쿠바의 전력 공급시스템에서 정전이 잦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외신에 따르면 쿠바 마탄사스의 유류저장소 8개의 탱크 중 4번째 탱크의 불은 이날 진화됐다. 세 번째 탱크는 아직도 타고 있다. 쿠바 소방대의 다니엘 차베스 부소장은 "앞으로 이틀 정도 더 불길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더 이상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화재로 최소 1명이 숨지고 128명이 화상을 입었다. 소방대원 14명이 실종된 상태이며 20여명의 부상자가 입원했다. 대피한 주민은 4,900명이 넘으며 인근의 최대 화력발전소도 진화용수 때문에 물이 떨어져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쿠바 정부가 지난주 아바나 일대에 정전을 예고한 것에 더해서 새로운 정전사태가 연이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홀리 네임스대학교 국제관계학 및 정치학과 아르투로 로페스-레비 교수는 "이번 화재로 앞으로 정전사태가 더 일어나며 쿠바에서는 최소한의 경제활동 조차도 수행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미겔 디아스카텔 쿠바 대통령은 쿠바 소방대와 멕시코, 베네수엘라에서 선박과 항공기, 헬기등을 동원해서 파견해 준 특별 소방대가 수도 아바나에서도 보일 정도로 짙은 연기와 불길 속에서 진화작업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말을 했다. 그는 트위터에 " 오늘은 승리의 날"이라며 화재 진압을 발표하면서도 언제 바람의 방향이 바뀔지 모른다며 주민들에게 "아직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마탄사스 유류저장기지의 화재는 지난 5일 강풍과 낙뢰로 발화해 계속 번져갔다. 이 곳은 쿠바의 화력발전소로 공급되는 수입 원유와 연료용 석유, 디젤유의 대부분을 저장, 배급하는 기지로 쿠바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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