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기자간담회]
"숫자 목표 언급 조심스럽지만...
2025년까지 폴더블폰 판매 비중
프리미엄폰 50%까지 확대할 것"
10일(현지시간) '갤럭시Z 플립4·폴드4' 공개 직후 한국 기자들과 만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대중화'였다. 삼성전자의 네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인 두 제품을 통해 폴더블폰을 틈새시장에서 끄집어내겠다고 거듭 강조했고, 무게와 두께를 줄이고 배터리 용량은 키우는 등 전작의 약점을 많이 보완한만큼 그럴 자신도 있다고 했다. 원가 상승과 총체적인 경영 환경 악화에도 제품 가격을 별로 올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그의 설명은 같았다. "대중화를 위해서."
노 사장은 '연간 1,000만 대'란 구체적인 판매 목표치를 공개했다. 2025년까진 삼성전자 프리미엄(고가)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이 차지하게 할 것이란 포부도 밝혔다. 그는 "판매 목표를 숫자로 말씀드리는 건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공격적인 목표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는 건, '1,000만'이란 숫자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 사장과의 간담회는 미국 뉴욕에서 약 1시간 진행됐다. 질의응답 주요 내용을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①가격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가격을 사실상 동결했다. 위아래로 여닫는 갤Z플립4와 좌우로 접었다 펴는 갤Z폴드4의 미국 가격은 각각 999달러, 1,799달러로 전작과 같다. 달러 환율 상승 등 탓에 갤Z플립4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의 국내 판매가는 135만3,000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갤Z폴드4 256GB 모델의 가격은 전작과 똑같은 199만 원대에 묶어뒀다.
노 사장은 이에 대해 "반도체 등 원자재 값 상승, 물류비 증가, 환율, 인플레이션 등 부정적 환경 속에서 가격 책정에 고민이 많았다"며 "그러나 폴더블폰의 대세화를 위해선 소비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고 봤다"고 했다.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 가격 올리길 포기했으나, 그로 인해 대중화에 성공하면 매출은 따라올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대당 수익성이 낮아진 만큼, 더 많이 팔아서 남기겠다는 뜻이다.
두 제품 중 갤Z폴드4만 가격을 안 올린 건 폴드 제품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노 사장은 한국에서 유독 플립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그는 "갤Z플립3에 비해 갤Z폴드3의 국내 판매량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폴드폰 판매량 확대를 위해 '200만 원 이하'로 설정하게 됐다"고 했다.
②특장점
노 사장은 "이번 신제품들은 '폴더블폴만의 차별화된 사용성'과 '완벽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고 했다. 접었다 폈다 하면서도 끊기지 않고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폰을 열지 않고도 커버에 달린 화면으로 바로 전화 걸기와 문자 답장을 가능하게 하는 등 '폴더블폰이어야만'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을 많이 추가했다는 것이다. 그는 제품 완성도에 대해선 "거의 100%까지 끌어올렸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2는 일부 고사양 게임 구동 시 스마트폰 성능을 떨어뜨리는 기능이 강제 작동(GOS)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노 사장은 이번 신제품엔 성능이 더 향상된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 등이 탑재된 만큼, "직접 사용해보면 얼마나 많이 개선됐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호언했다.
노 사장은 이처럼 높아진 완성도를 삼성전자 폴더블폰만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맹렬히 추격 중이지만, 2019년 첫 출시 후 한 단계씩 진화해 온 삼성폰의 완벽성은 흉내내기 어려울 것이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③미국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으로 폴더블폰을 대중화시키겠다고 한 것은, 엄밀히 말하면 글로벌 시장이 대상이다. 노 사장은 "한국에선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또 안심하고 찾고 있어서 폴더블폰의 대중화가 완성 단계에 있다"며 "반면 해외는 이제 만들어나가야 하는 시장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4세대 폴더블폰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오프라인 체험 기회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꿈꾸는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이루려면 미국은 반드시 설득해야 할 시장이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삼성 폴더블폰에 대한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노 사장은 "미국 시장 특성이 굉장히 보수적이라 신제품을 받아들이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갤럭시노트의 경우도 세 번째 제품까진 대부분 수요가 아시아권에 있었지만, 네 번째 제품부터는 미국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면서 이곳이 노트 제품의 최대 시장이 됐다"고 했다. 그는 노트의 사례처럼, 이번이 네 번째인 폴더블폰도 미국에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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