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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 전 세계에 알릴 것"...오페라 '순이삼촌' 9월 첫 서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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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 전 세계에 알릴 것"...오페라 '순이삼촌' 9월 첫 서울 공연

입력
2022.08.10 16:42
수정
2022.08.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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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영 단편소설 원작 '순이삼촌'
제주 수원 이어 내달 서울서 첫 공연

소프라노 강혜명이 제작발표회 식전 야외공연에서 '어진아'를 선보이고 있다.

소프라노 강혜명이 제작발표회 식전 야외공연에서 '어진아'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을 극화한 동명 오페라가 9월 3,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2020년 제주에서 초연한 오페라 '순이삼촌'은 지난해 제주와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재연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관객과 만난다.

현기영 작가는 1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오페라 '순이삼촌' 제작발표회에서 “논의가 기피됐던 4·3 사건이 집단적 몸짓과 음성으로 표현되는 것을 보니 후련하다”면서 “오페라를 통해 전국을 넘어 세계에 4·3 사건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4·3 사건은 1947~1954년 제주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일반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만 1만 4,000여 명에 이른다. '순이삼촌'은 제주 출신 현 작가가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1978년 펴낸 단편소설이다. 1948년 제주 북촌을 배경으로 4·3 사건의 참혹함을 그렸다.

오페라로 제작된 '순이삼촌'에는 성악가 및 배우 230여 명이 출연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제주 4·3 평화합창단’ 등이 참여해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4·3특별법 개정안 통과와 희생자 보상을 기념해 전석 무료로 진행한다.

제작발표회는 출연 배우들의 식전 공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배우들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야외공간에서 ‘예나제나 죽은 마을’, ‘어진아’, ‘이름 없는 이의 노래’ 등 주요 아리아 3곡을 열창했다.

<순이삼촌> 제작자, 배우, 원작자가 질의응답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순이삼촌> 제작자, 배우, 원작자가 질의응답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극의 주인공이자 예술총감독을 맡은 강혜명 소프라노는 제주 출신 예술가로서 사명감을 느껴 극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페라 가수가 본업인 만큼 (본 작품을) 오페라 작품으로 풀어내고 싶어 무작정 현기영 작가를 만났다”며 “문화예술적으로 사건을 재조명하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음악을 총괄한 최정훈 작곡가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말로 곡을 제작했다”며 “우리말 특성상 비음악적 요소가 강하나 다른 언어로 곡을 제작하면 오히려 전달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정이 고조되는 주요 장면에만 음악을 삽입하고 나머지는 대사로 처리하는 징슈필(Singspiel)적 특성을 활용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조정희 제주4·3평화재단 기념사업팀장은 “이번 공연으로 4·3사건이 제주도민만의 과제가 아닌 국민적 사안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순이삼촌'은 내년 4·3 75주년을 맞아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을 준비 중이며 2024년에는 일본에서도 공연을 열 계획이다.

현정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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