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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도 "더우면 쉬세요"

입력
2022.08.10 17:43
수정
2022.08.10 17:5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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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
실내 작업장에도 폭염 시 휴식제공 의무화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에서 택배사 직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에서 택배사 직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동안 옥외 장소에만 적용됐던 '폭염 시 근로자 휴식 제공 의무'가 실내 작업장까지 확대된다. 최근 급속도로 늘어난 물류센터 등 실내 근로 공간에서도 열사병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내 작업장에 대한 냉방장치 설치 권고 등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돼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는 있다.

10일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 법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를 개정해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규칙은 사용자에게 근로자에 대한 휴식 제공 의무를 부여했는데, 기존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로 한정됐던 휴식 제공 의무를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작업해 열사병 등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까지 넓혔다. 여름철 실외 온도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온도에서 일하는 실내 작업 근로자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어난 물류센터 근무자와 택배 노동자 등이 폭염 속에서 열사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노동자들은 "한 물류센터에서만 7월 한 달간 노동자 3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에 이송됐다"며 에어컨 등 냉방시설을 제대로 갖춰 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고용부가 노동자 폭염 대책 가이드라인으로 홍보하고 있는 '물·그늘·휴식'.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부가 노동자 폭염 대책 가이드라인으로 홍보하고 있는 '물·그늘·휴식'.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부는 근로 현장에 '열사병 예방 가이드'를 제작·배포하며 폭염 시 휴게시간 제공 의무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침이 강제성 없는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실제 현장에선 100% 지켜지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대표적으로 쿠팡의 경우 노동자들이 에어컨 설치를 요구하고 있고 고용부도 '작업장 내 냉방장치를 설치하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창고로 지어진 임대 물류센터 건물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부는 사업장·업종별로 상황이 달라 일률적인 규제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현장 권고와 현장 지도 등을 통해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되, 노사 협의를 통해 적절한 휴게시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쿠팡 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선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근로자들은 폭염 때 일하는 장소와 관계없이 현장 위험으로부터 건강권을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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