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조용민 대표
"스타 마케팅·높은 할인율보다 중요한 건 고객 신뢰"
"사전·사후 관리에 있어 진정성이 중요"
"'100% 정품입니다'라고 말하는 건 일종의 '은폐'죠. 철저한 관리를 통해 가짜 제품(가품)을 최대한 막고, 만일 고객이 피해를 입었다면 확실하게 보상하는 것, 그런 진정성과 솔직함이 오히려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머스트잇 본사에서 만난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는 최근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화두인 '가품 문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매출 키우기보다는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고객이 '한번 믿고 사 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을 핵심으로 꼽았다. 조 대표는 "구매 대행이든, 공식 수입이든 가품에 대한 위험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며 "대신 사전 차단과 사후 보상 시스템을 얼마나 촘촘하게 갖추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품 전쟁' 중인 명품 플랫폼…머스트잇 전략은
2011년 설립한 머스트잇은 병행수입 업체를 입점시켜 판매하는 방식으로 2020년까지 유일하게 10년 동안 흑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광고비를 늘리면서 적자전환했지만,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경쟁사인 발란, 트렌비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가운데 6월 CJ ENM으로부터 200억 원 투자에 성공해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조 대표는 "톱스타가 광고해서 사고, 할인율이 높아서 사는 시기는 지났다"고 했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명품을 사는 데 익숙해지면서 명품 플랫폼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가품 문제와 품절, 배송 지연, 과도한 반품비 등 고객 불편을 줄이고 신뢰를 얻는 게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잇은 고객이 명품을 접하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머스트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먼저 관리 전담팀을 따로 두고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입점 심사와 판매자를 관리한다. 가품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한국명품감정원에 판정을 의뢰하고, 가품으로 확인되면 200% 보상을 진행한다.
소송만 담당하는 법무팀을 따로 두고 피해 고객 대신 가품에 대한 소송도 진행한다. 조 대표는 "고객뿐 아니라 머스트잇에 입점하는 판매자도 가짜를 팔아서는 곤란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갖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 "온라인 서비스 시스템을 아무리 잘 만든다 해도 대신할 수 없는 가치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접 보고 만지며 제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고객 경험이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12월 본사 1층에 쇼룸을 마련하고 오프라인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명품은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이 높아 온라인 구매를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있는 만큼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매장을 통해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머스트잇은 테스트 매장의 판매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분석해 오프라인 매장을 늘릴지 판단할 계획이다.
CJ ENM이 머스트잇에 200억 원을 투자한 까닭은
이 같은 노력들로 최근 업계에서 유일하게 대기업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투자를 주도한 김지현 CJ ENM 전략기획담당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머스트잇은 믿을 수 있는 회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실사를 해보니 재무회계 등 여러 데이터의 정확성이 높았고 기술력, 관리 능력 등에서 내실 있는 성장 지표들을 확인했다"며 "또 명품을 기반으로 리빙, 골프 등 카테고리별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머스트잇은 CJ ENM과의 공동직매입으로 원가를 낮추고 구매 협상력(바잉 파워)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머스트잇은 2030세대, CJ온스타일은 40대로 주 고객층이 나뉘어져 두 회사가 제품을 교차 판매하면서 재고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모바일 커머스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이르면 3분기 CJ ENM의 전문 방송 역량을 활용해 모바일 라이브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을 늘릴 방안도 꾸준히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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