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도 무순위 청약 5차례 진행
무순위 청약 되풀이... 건설사 난감
시세 차익 큰 과천·하남만 몰려
금리 인상 탓에 청약시장의 열기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청약통장 없이 접수할 수 있어 '줍줍'으로 인기를 끌던 무순위 청약도 수도권 곳곳에서 미계약이 잇따라 반복되고 있다. 그나마 시세 차익이 큰 지역에만 몰리는 '옥석 가리기' 분위기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5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 단지는 기존 분양가보다 15%까지 할인해 분양에 나섰지만 4번째도 '완판'에 실패했다. 같은 지역의 '한화 포레나 미아'는 지난달 3번째 무순위 청약을 했지만 일부 가구가 미달돼 4차 청약을 해야 한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만강아파트'는 올해 11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자금줄이 마른 상황이라 청약 수요자들이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지역엔 청약을 넣으려 하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무순위 청약이 반복되면서 건설사도 몸살을 앓고 있다. 처음 공고할 때 경쟁률이 1대 1을 넘으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물량이 소진될 때까지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을 진행할 때마다 공고부터 당첨, 계약까지 한 달가량 시간이 드는 데다 추가 비용도 발생해 분양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시세 차익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단지는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4일 진행된 경기 과천시의 '과천자이' 무순위 청약엔 10가구에 7,57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57.9대 1을 찍었다. 하남시 '위례포레자이'는 전용 131㎡ 1가구 무순위 청약에 4,030명이 지원했다. 분양가는 9억 원대로 인근 시세가 20억 원임을 감안하면 10억 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래도 같은 단지 101㎡ 1가구에 8,675명이 몰린 지난해 상황과 비교하면 경쟁률은 절반가량 줄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보다 청약 경쟁률이 줄었지만 결국 경쟁률은 분양가 통제에 따라 갈린다"며 "분양가가 너무 비싸거나 입지가 떨어지는 '나 홀로 단지'는 수요자가 외면하는 반면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다면 여전히 수요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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