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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동거하면 '채찍질'…탈레반, 태형 집행으로 '공포통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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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동거하면 '채찍질'…탈레반, 태형 집행으로 '공포통치' 강화

입력
2022.08.0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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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재집권 이후 '공개 태형' 부활
'샤리아법' 극단적 해석으로 과거 회귀 우려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온 몸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고 길을 걷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온 몸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고 길을 걷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탈레반이 동거 중인 미혼 남녀 등에게 '샤리아 법(이슬람 율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공개 태형(채찍질) 처벌을 내렸다. 그간 인권 침해 비판을 받아 온 샤리아 법을 공식적으로 부활시켜 공포정치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전날 아프간 남부에 위치한 자불주(州)에서 시민 5명이 주민들 앞에서 태형을 당했다. 젊은 연인 한 쌍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를 했다는 이유로 각각 39차례 채찍질을 당한 뒤 남성은 징역 2년, 여성은 6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샤리아 법은 미혼 동거를 '간통'으로 여긴다.

또 다른 여성은 율법상 불법 성관계 혐의로 20차례 채찔직과 징역 6년형을 받았고, 나머지 두 남성은 절도 혐의로 각각 20대를 맞고 징역 1개월에 처해졌다.

탈레반 부대변인 빌랄 카리미는 이날 현지 언론 톨로뉴스에 "태형 집행은 샤리아법에 근거한다"며 "이슬람 국가에서 샤리아 법이 시행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샤리아 법에 따른 형 집행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지난해 8월 아프간 재집권 이후 처음이다.

이를 두고 탈레반이 샤리아 법을 내세워 과거 집권기(1996~2001년) 때처럼 억압 통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샤리아 법은 무슬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법 체계로, 탈레반은 샤리아 법을 극단적으로 해석해 온갖 인권 유린을 저질렀다.

당시 여성들은 취업과 학업에 제한을 받았고, 남성 보호자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었다. 탈레반 선전용 라디오 방송 외에는 음악과 방송, 영화 등 모든 오락물도 금지됐다. 심지어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이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됐다.

탈레반은 재집권 이후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아프가니스탄을 샤리아 법에 따라 운영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지난 5월에는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고, 최근에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샤리아 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는 방법을 명시한 법조항을 내놓기도 했다.



김호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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