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모범가족' 제작발표회
조직 범죄에 연루된 한 남자와 그의 가족 이야기
김진우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정우 윤진서 박지연 박휘순이 9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모범가족' 배우들의 열정과 호연이 웰메이드 이야기와 만나 시너지를 냈다. 김진우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디렉팅은 캐릭터들의 감정을 더욱 디테일하게 그려냈고 배우들 역시 날것의 연기로 감독의 열정에 보답했다.
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모범가족'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정우 박희순 윤진서 박지연과 김진우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범가족' 반어적 맥락이 전하는 메시지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넷플릭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와 드라마 '굿 닥터' '힐러' '슈츠'의 김진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정우 박희순 윤진서 박지연이 각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위태로운 상황을 절박하게 이끌어간다.
이날 주역들은 모두 입을 모아 오랜만에 개최된 제작발표회에 대한 반가움을 드러냈다. 작품은 무너져가는 가족 앞에 무기력하던 한 남자가 어느 날 시체와 돈 가방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만나지 말아야 이들과 만나면서 지독하게 얽히는 네 인물의 위태로운 모습을 담는다. 언뜻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그들과 분리된 가장 동하의 상황에서 김진우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함축됐다. 정우는 '모범가족'을 "평범한 인물이 위기에 처한 순간 범죄 조직과 연루되는 스릴러"라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넷플릭스 제공
김진우 감독은 범죄 스릴러라는 강렬한 장르의 옷을 입고 현실적인 삶의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를 표방했다. 먼저 김진우 감독은 "스스로 모범적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표현이지만 내부적으로 들여다봤을 때 정말 '모범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연출하고자 했다"고 제목의 반어적 의미를 짚었다. 이처럼 '모범가족'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김진우 감독은 이야기 속 인물들의 클리셰를 깨기 위해 다양한 색채의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정체성을 고수하기 위한 고민 끝에 지금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평생을 모범적으로 살아온 유약한 가장 동하 역은 정우가, 사라진 돈 가방의 행적을 좇아 동하를 추적하는 마약 조직 2인자 광철 역은 박희순이 맡아 각각 가족과 돈을 지켜야만 하는 두 남자의 끈질긴 이야기를 그린다. 윤진서는 무능력한 동하에게 이혼을 고하는 아내이자 비밀을 숨긴 은주 역을, 박지연은 그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동하와 광철의 관계를 파고드는 경찰 주현 역을 연기한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넷플릭스 제공
그간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 구역의 미친 X', 영화 '쎄시봉' 재심' 등 주로 평범한 소시민 역할을 맡았던 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범죄에 휘말린 대학교 시간강사를 맡았다. 이와 관련 정우는 "인물이 극한의 상황에서 괴물로 변한다. 제가 그간 잘 맡아보지 못했던 인물"이라면서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알렸다.
박희순 "'마이네임' 이후 부담감 있었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넷플릭스 제공
아울러 전작 '마이네임'으로 위태로운 섹시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은 박희순 역시 낯설지 않지만 더욱 풍성해진 매력을 과시한다. 박희순은 "이 대본을 '마이네임' 촬영 중에 받았다. 너무 재밌었지만 같은 직업군이기에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감독님을 만나고 그 감정이 해소가 됐다. 다르게 보여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혹했다. 이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가졌던 고민을 고백했다.
오디션을 통해 이번 작품에 합류한 박지연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운 것을 먹은 것처럼 얼얼했다. 큰 기대와 함께 작품에 참여했다"고 회상했다. 단막극 '통화권이탈' 이후 오랜만에 작품 활동에 나선 윤진서는 "작품을 안 하고 싶었던 것 아니다. 항상 작품을 기다렸다. 쉬고 싶은 마음과 일하고 싶었던 마음이 공존했다. 드디어 '모범가족'을 만났다. 사실 그동안 잘 놀았다"면서 근황을 공개했다.
정우의 극한 경험
배우 정우가 9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특히 이번 작품을 위해 정우는 체중 감량까지 해냈다. 그는 "제가 약간 근육이 있는 편이다. 그간 강한 이미지를 많이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시간 강사를 맡았다. 평범한 느낌을 원하셔서 3~4kg까지 빼 지금은 66kg를 감량했다. 감독님이 몹시 흡족해하셨다"고 인물을 완성하기 위한 고충을 드러냈다.
아울러 극한의 경험을 겪었다는 정우는 "사실 대본을 보고선 만만하게 생각했다. 촬영이 시작되니 땅을 파고 땅에 묻히고 돈 가방을 들고 도망치더라. 실제로 땅을 파면 만만치 않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진행을 맡은 박경림은 "실제로 정우가 연습벌레로 유명하다"고 첨언하면서 정우의 노력을 인정했다. 날것의 즉흥적인 연기를 추구한 김진우 감독의 접근법대로 정우는 인물의 불안함을 극대화했다.
외화 '오자크'와의 유사성 NO
이 가운데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자크'에 대한 유사성도 언급됐다. '오자크'는 시카고의 잘나가는 재무 컨설턴트 마티가 가족과 함께 미주리 주 오자크로 이사한 후 마약 조직의 돈 5억 달러를 돈 세탁을 하는 이야기다. 김진우 감독은 "그 이야기를 들었지만 일부러 보지 않았다. 어떤 지점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했다. 하지만 제가 그 드라마를 보면 영향을 받을 것 같았다. 오히려 제가 가져가고 싶었던 작품은 '파보'였다. 상충하는 지점이 있더라도 국내와 가족의 특수성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흥주점 및 마약 소재 등의 소재에 대한 조심스러운 모습도 있었다. 김진우 감독은 "마약을 이야기에 끌고 와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다양한 서사를 다루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링크를 걸어서 소재적 차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모범가족'은 오는 12일 전세계 동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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