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하다 1989년 사라진 뒤 경장 특채
대공수사 부처에서 '범인검거 유공' 등 상훈
10년 만에 경장에서 경감까지 초고속 승진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인 김순호 치안감이 과거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 동료들을 밀고했다는 의혹에 더해 범인 검거 및 보안업무 유공으로 다수 포상을 받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장으로 특채된 김 국장이 초고속 승진한 배경에 자신이 몸담았던 노동운동 단체의 정보를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김순호 치안감 포상 및 상훈 기록'에 따르면, 김 국장은 1989년 8월 경장 특채 후 1990년 9월과 11월 각각 ‘범인 검거 유공’을 사유로 치안본부장상을 받았다. 1993년과 1994년에는 경찰청장상과 검찰총장상을 각각 받았다. 또한 ‘보안업무 유공’ 사유로 1995년 대통령상을, 1998년엔 경찰청장상을 받는 등 총 7차례에 걸쳐 상훈을 받았다.
김 국장이 범인 검거 및 보안업무로 포상을 받은 시기는 대공수사3과 등 대공·보안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시점과 일치한다. 김 국장은 앞서 인천·부천 지역 노동운동 단체인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 소속돼 노동운동을 하던 중 1989년 1월부터 치안본부가 인노회를 이적단체로 지목하고 회원들을 불법 연행하며 15명을 구속할 무렵 돌연 자취를 감췄다. 김 국장은 반년 뒤인 1989년 8월 ‘대공 특채’로 경찰관이 돼 치안본부에 입성했다.
김 국장의 빠른 승진 또한 소속 노동단체 밀고 과정에서 조직 내 정보를 범인 검거에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김 국장이 경장으로 특채된 직후인 1989년 10월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성만 의원은 "김 국장은 대공수사부처에서 초고속 승진해 불과 10년 만에 경감 진급에 성공했다"며 "과거 몸담았던 단체와 동료들의 정보를 활용한 게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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