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구연상 교수 "제가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피해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구연상 교수 "제가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피해자"

입력
2022.08.08 10:30
수정
2022.08.08 11:11
0 0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
"다 베꼈는데 지도교수·심사위원 몰라...학위 장사"
"제 연구 인용 때마다 '김명신'으로 소개...업적 탈취당해"

6월 27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당시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자료를 살피는 윤석열 대통령과 지켜보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6월 27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당시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자료를 살피는 윤석열 대통령과 지켜보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국민대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률 43%이지만,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한 데 대해 표절된 논문 당사자인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가 8일 "국민대가 도둑질을 방치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국민대의 이번 판정을 "학위 장사"라고 일축한 그는 "김건희 박사의 논문을 다른 사람이 인용할 때는 김건희(논문에서는 김명신) 이름을 인용한다. 그럼 (논문에 출처 없이 인용된) 제 이름은 탈취가 된 상태로 제 모든 학문적인 업적이 박탈당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장 1절 부분은 100% 똑같다. 논문 분량으로는 3쪽 정도 되고,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시작되는 첫 부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구 교수는 숙대 교수 임용 이전인 2002년, 한국외국어대 강사를 하며 '디지털 컨텐츠와 사이버 문화' 제목의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상당 부분이 5년 뒤인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에 출처 없이 인용됐다는 주장이다. '표절이 아니다'라는 국민대의 판정에 대해 그는 "잘못된 판정"이라며 "연구 부정행위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표절인데, 이 논문은 분명히 인용부호, 각주, 참고 문헌 없이 몰래 따왔기 때문에 100% 표절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민대가 김 여사 논문을 '표절 아님'으로 결론내린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①학자를 키우는 일반대학원이 아닌 실무중심의 특수대학원에서 수여한 학위였고, ②표절 부분이 결론 같은 '결정적 대목'이 아니라는 이유다.

이에 대해서도 구 교수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그는 "(표절 부분은) 이론적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디지털 콘텐츠의 정의'를 다루는 부분"이라 "전체 논문의 증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던 선행적인 이론적 전제로, 이 부분을 가지고 와서 100% 표절을 한 뒤에 그 논문이 증명이 됐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예 논문을 쓰지 않은 사람이라고 볼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심사하고 똑같은 '박사' 학위...공정성 위배"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서 발표를 마친 뒤 총장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서 발표를 마친 뒤 총장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특수대학원의 특수성'에 대해서도 "그런 허술한 시스템 관리가 있다면 일반 대학원처럼 똑같은 박사학위를 수여하면 안 된다. 공정성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 교수는 이번 국민대 판정에 "외부적 개입" 가능성도 의심했다. 그는 "학위 논문은 아주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다. 주제 잡기, 개요서 쓰기, 첫 글 쓰기, 1장 쓰기, 본문 쓰기, 참고문헌 쓰기, 각주 쓰기 등등 이 모든 과정을 주관하는 게 지도교수인데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를 했으면 한 장 전체가 100% 표절이 이루어지는 것을 밝히지 못했고, 심사위원 다섯 분이 이것을 지적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떤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것이 의심될 수 있겠다. 박사 논문이 이렇게 허술하게 작성됐을 리 없다는 게 제 추론"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심사에 참여한 교수들은 학자적 양심을 저버린 거냐'는 질문에도 "저는 그렇게 본다"고 잘라 말했다.

구 교수는 김 여사가 자신의 논문 일부를 출처 없이 무단 인용해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사실을 지난달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두 논문을 자체 비교·검증했다. 지난 5일 자신의 이름을 딴 유튜브에 두 논문을 비교한 1시간짜리 영상('김건희 박사학위논문의 국민대 표절 검증의 문제점 비판과 '표절'의 뜻매김')을 올렸다.


이윤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