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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폐지도 오락가락… 백년대계가 위태롭다

입력
2022.08.08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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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부의 외고 폐지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부의 외고 폐지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외고 폐지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학부모연합회는 “토론회나 공청회를 거치지 않은 교육부 장관의 일방적인 발표는 졸속 행정”이라고 지적하며 박순애 교육부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앞서 30개 외고 교장들로 구성된 전국외국어고등학교장협의회도 “시대착오적, 반교육적”이라며 외고 폐지 방침에 반발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논란과 함께 외고 폐지 역시 사회적 논의 없이 불쑥 발표된 탓에 비판이 거세다.

외고는 자사고, 국제고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 검토’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 이들 고교가 존치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그런데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외고는 존치하기보다 폐지 또는 일반고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며 갑작스럽게 외고 폐지를 언급했다. 정부가 고교체제 개편 세부방안을 12월까지 마련하기로 한 상황에서 교육수장의 섣부른 발표에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다른 특목고는 유지하고 외고만 폐지하겠다는 이유에 대해 “외고의 경우 미래 사회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던 교육부는 반발이 확산되자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러섰다. 대통령 업무보고 때 취학연령 하향 추진을 밝혔다가 비판이 거세지니까 뒤늦게 공론화하겠다며 발을 뺀 것과 같은 실책을 되풀이했다. 혼란을 자초한 박 장관은 사과나 소통 없이 국회 출석 준비를 이유로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국민의 삶과 나라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정책은 다각적인 연구와 진지한 숙의가 기본이다. 고교체제 개편은 특목고뿐 아니라 일반고, 특성화고 역시 고려해야 하고, 대입 제도와도 맞물려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수다. 박 장관은 교육정책 경험이 없는 행정학자인데, 교육부와 대통령실 고위에 그를 도울 교육 전문가도 안 보인다. 백년대계가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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